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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드레 Mar 29. 2024

보면 볼수록 가늠할 수 없는 진실과 거짓의 경계.

영화 <댓글부대> 리뷰


안국진 감독의 <댓글부대>는 2024년 3월 27일 개봉한 영화로 손석구, 김성철, 김동휘, 홍경이 출연하여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인다. 장강명 작가의 장편소설 <댓글부대>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진짜인지 알 수 없는 인터넷 세계를 심도있게 그려낸 영화이다. 인터넷의 익명성과 무한한 정보가 현실에 미치는 영향과 댓글부대와 같은 조직이 어떻게 현실의 여론을 조작하고 통제하는지를 다루고 있다. 곳곳에 숨겨둔 이야기가 많다고 하니 그들의 이야기 속에 숨겨진 또다른 이야기를 발견해보는 시간이다.



100%의 진실보다 진실이 섞인 진실이 더 진짜가 되는 법.


사명감인가 허세인가. 정의를 불태우는 신문기자 상진에게 제보 하나가 들어온다. 바로 대기업 만전의 부정 의혹. 늘 밝히고 싶었지만 증거가 명확하지 않아 고발할 수 없었던 만전에 대한 부정 행위가 한 중소기업 대표의 증언으로 인해 드러나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진실에 대한 고발은 쉬이 갈 수 없었고 오보로 인해 여론에 의해 재판을 거쳐 크게 데이는 경험을 하게된다. 어디 그뿐만인가. 감당할 수 없는 사회적 파장으로 인해 온갖 소송과 정직 처분을 받게 되며 끝없는 절망을 홀로 견디게 된다. 그러던 중, 또 자신에게 제보 하나가 들어온다. 당신이 겪은 일이 만전의 여론 조작에 의해 일어난 것이며 당신의 기사는 결코 오보가 아니라는 것이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제보자의 말과 진실의 정체 앞에서 상진은 무엇을 믿어야 할까.



실체적 진실을 향한 몸부림, 소설처럼 여겨지는 현실.


피해망상인지, 진실인지 가늠할 수 없게 되어버린 영화의 끝은 어디를 향하는걸까. 큰 그림처럼 짜여진 판은 앞으로도 우리가 계속해서 마주하고 변화의 움직임을 만들어가야 할 흐름에 대해 의문이 들게 만든다. 하지만 그 의문에 대해 망설일 시간도, 생각할 시간도 남겨두지 않은 채 이야기를 계속해서 나열한다. 마치 여러 커뮤니티를 넘나들듯 고착화된 의견들로 인해 시야가 좁아지는 듯한 경험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더불어 진실인지 거짓인지 구별되지 않은 채 끝나버린 영화의 결말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을 어떤 존재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어떤 사실은 확실한 진실보다 추구하는 가치에 의해 거짓이 허용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다수의 의견이 마치 사실처럼 여겨지면 그것이 진실이 되기도 우리의 현실 속에서 이 수많은 정보들을 어떻게 분별하여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이 넓은 세상 속, 좁은 세계.


원작소설은 국가정보원 여론조작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와 현실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댓글 알바, 가짜 뉴스, 마녀사냥과 같은 과정을 풀어내었다. 영화는 기본적인 틀은 원작소설과 비슷한 구조를 갖추고 있지만 상당한 각색을 통해 판을 넓혔다. 부가적인 설명을 더해 인터넷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보이지 않는 손을 시각화 시키는 방식을 이용한다. 다만 등장인물의 이름을 변화 시키고 사건들을 재정렬하여 다큐멘터리처럼 풀어간다. 또한, 전체적인 사건 변화의 흐름 속 많은 변화를 녹여내어 또 다른 흥미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그 과정이 다소 길어지는 반면, 용두사미처럼 느껴지는 결말은 아쉬움을 자아낸다. 정치권력과 그에 이용당하는 하수인의 참혹한 삶에 대한 이야기가 다뤄져있지 않아 좀 아쉬웠다. 결말에 대한 정답을 쥐어주지 않고 사회의 어두운 면을 파헤치는데 집중하는 선택을 하며 더욱 대상을 명확하게 만들어준다. 어쩌면 영화는 좁아지는 시야만큼 사회가 더욱 각박해지는 현실을 꼬집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진실 가치 추구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댓글 부대의 정체와 여론몰이의 과정을 더 중점적으로 보여준 것 같다. 진실과 가치를 어떻게 이해하고 수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찰을 할 수 있는 영화이다. 계속해서 쏟아지는 정보를 접하면서도 사실 같지 않은 이 진실을 당신은 믿을 것인가.



주요 인물이었던 삼궁, 01査10, 찻탓캇. 찻탓캇을 제외하고 찡뻤킹, 팹택으로 이름을 달리 했다.



영화 원작 소설 <댓글부대> 링크



[책 리뷰] 댓글부대 - https://mindirrle.tistory.com/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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