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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드레 Apr 04. 2024

극단의 모성애, 집착의 광기 사이의 진실에 대하여.

영화 <마더스> 리뷰


브루아 들롬 감독의 <마더스>는 앤 해서웨이와 제시카 차스테인 주연의 미국의 스릴러 영화이다. 바바라 아벨의 소설 <Mothers’ Instinct>과 2018년 영화 <마더스 인스팅트>를 원작으로 하여 2024년 4월 3일 개봉했다. 앨리스와 셀린, 두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어떤 진실에 대한 혼란을 일으킨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 속 우리가 집중해야 할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앨리스와 셀린.


앨리스와 셀린은 친한 이웃이자 친구다. 그들은 서로의 동갑내기 아들을 살갑게 돌보며 왕래하는 막역한 사이였다. 하지만 어느 날,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셀린은 아들 맥스를 잃게 되고 그로 인해 두 사람의 관계는 변화하게 된다. 상실로 인한 고통으로 괴로워하던 셀린은 앨리스에게서 떨어져 지내다 그녀에게로 다시 돌아온다. 하지만 그러면서 가족들에게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앨리스는 셀린의 복수라고 생각하며 알 수 없는 혼란을 느끼게 된다. 과연 앨리스의 집착에서부터 시작된 과한 망상일까. 셀린의 상실에서부터 온 복수일까.



무너진 한 가족.


친한 사이라도 멀어지는 건 한순간이었다. 셀린의 아들 맥스가 새 둥지를 고치기 위해 2층 발코니의 난간에 올라서던 중 발을 헛디뎌 떨어졌는데, 엘린은 보지 못했고 그를 목격한 앨리스가 구하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원망과 왠지 모를 죄책감은 자연스레 관계의 단절을 야기했고 그는 이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련의 시간이 지나며 셀린과 교류를 하게 되었고 그녀가 다시 자신의 친구로 돌아왔다는 사실에 안심이 되었다. 하지만 점차 자신의 아들인 테와의 주변을 맴도는 셀린의 모습이 점차 거슬리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셀린의 집에서 앨리스의 아들 테오가 올라섰을 때, 눈이 돌아버렸고 덤불을 헤쳐 테라스를 향해 소리쳤다. 동시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셀린의 표정을 목격한 앨리스는 그녀가 하는 행동이 테오를 이용한 복수라는 사실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자식을 지켜야 한다는 본능만이 남아 과대망상일지 합리적 의심일지 모를 진실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셀린과 앨리스.


두 사람의 모습을 대비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는 직장에 복귀하고 싶은 앨리스와 가정에 헌신하며 주변의 이웃을 따뜻하게 돌보는 셀린의 모습을 대비하는 모습이다. 일련의 사건이 벌어지며 다정했던 셀린은 슬픔에 빠지고 불안해 보이는 앨리스는 더욱 히스테릭한 모습으로 변한다. 그렇게 다소 폐쇄적인 두 가정의 점차 무너지기 시작하며 온갖 의문과 불안은 방향을 잃은 채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는 예전과 같은 일상을 찾을 수 없게 만들었다. 셀린에게도, 앨리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너무 빠르게 재회한 탓일까. 죄책감은 분노로, 분노는 확신으로 이어졌으며 어떤 잘못된 생각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그 생각을 마주한 한 사람이 섣부른 판단을 했고 그로 인한 혼란은 그 확신마저 져버리게 만드는 가운데, 진실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나'와 '너'를 속이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의 전개는 여기까지 생각했다면 결론은 다소 간단하게 찾아낼 수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었다.



균형 잡힌 연기, 균일하지 못한 서사.


영화는 앨리스와 셀린의 시선을 중점적으로 담아 단편적 시야를 제공한다. 일련의 사건이 발생하지만, 결정적인 힌트나 정답을 알려주지 않으며 인물들의 시선을 그대로 따라간다. 그 속에서 인물들의 감정 변화는 배우들의 표정에서 드러나며 영화의 몰입도를 높인다. 그렇게 어떤 것도 믿기 힘들 만큼 혼란스러움이 가득한 순간 충격적인 결말이 이어지며 황당스러웠다. 분명, 영화 속의 이야기는 짐작할 수 있는 일부의 전개였으나 매끄럽지 않은 결말은 아쉬웠다. 또한, 중요한 단서가 되었던 인물들의 서사가 제대로 풀리지 않으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흥미는 잘 이끌어냈지만 동시에 이야기의 중심을 잃으며 잘 쌓아왔던 이야기마저도 무너지는 모습이었다. 감정적인 여정을 다루며 흥미로운 시각을 제공하지만, 이야기의 완성도와 결말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중요하게 다뤄지지는 않았지만, 두 가정의 남편의 사건이 벌어지고 난 후 벌어진 감정적 서사에 대해서도 다뤘다면 좀 더 흥미로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에서는 배우들의 연기가 전반적인 분위기를 이끈다는 점이 가장 인상 깊었다. 영화 속에서 셀린을 연기했던 앤 해서웨이의 세밀한 연기와 광기 어린 모습, 앨리스를 연기했던 제시카 채스테인의 히스테릭한 모습이 잘 드러나 있어 영화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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