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리뷰
혹성탈출 시리즈의 네 번째 후속작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가 2024년 5월 8일에 개봉했다. 7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작품은 웨스 볼 감독의 손에서 재탄생하여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영화이다. 종의 전쟁 이후 다시 찾아온 평화 속에서 그들은 이제 어떤 삶을 꾸려갈 것인지를 고민하게 된다. 새로이 열린 시대는 유인원과 인간 간의 공존과 지배 중 어떤 모습을 택하게 될까.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를 보기 전에 지난 시리즈를 정리해 보자. 본격적으로 이러한 시대가 도래한 것은 '바이러스'로 인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 바이러스는 어디에서부터 온 것일까. ALZ-112는 과학자 윌이 5년 반동안 개발하여 탄생한 알츠하이머 치료제이지만 일정 기간 사용 후에는 부작용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그것을 사용하기 위해 ALZ-113이 개발되었고 작은 사고로 인해 바이러스가 유출되면서 전 세계로 퍼지게 된다. 일명 시미안 플루(유인원 독감)가 순식간에 퍼지며 인간에게는 치명적이었던 반면, 유인원의 지능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그렇게 시미안 플루가 퍼진 지 5년이 되어도 치료약은 나오지 못했고 각기 국가들의 통제의 범위를 넘어서며 점차 무너지기 시작한다. 항체를 만들기 위해 유인원을 실험에 사용했고 윌이 데려온 시저가 진화하며 유인원을 인간으로부터 해방시키며 그들의 리더가 된다. 인간이 개발한 백신이 변이를 일으켜 인류의 대다수가 사망하고 유인원은 진화하며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됐다. 유인원을 해방시키고 보호하는 동시에 인류와의 공존을 모색했던 시저가 <혹성탈출: 종의 전쟁>에서 눈을 감고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에서 장례식을 치른다.
전쟁이 눈사태로 종지부를 맺으며 끝난 가운데,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었다. 바로 '인간과의 공존'이다.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에서 유인원 무리도 인간과의 공존 문제를 두고 분열했던 것처럼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에서도 여전히 인간의 '멸종'에 대해 누군가가 결정지으려 한다. 직접적인 해결에 나서기보다는 서로 건드리지 않는 모습으로 '공존'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유인원의 새로운 리더인 프락시무스는 인간을 사냥하고 같은 유인원 부족을 '노예'로 만들며 인간보다 우수한 유인원이 되기 위해 갖은 수를 쓴다. 한편, '노아'는 새로운 의식이 치러지기 전 자신의 부족을 빼앗기고 반드시 되찾기로 다짐하게 된다. 그 여정에서 시저의 가르침을 새기고 있는 라카와 노바라 불리는 인간 소녀를 만나게 된다. 과연 그들은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전쟁이 끝난 후 인류와의 공존을 위해 힘썼던 시저가 눈을 감고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는 시저의 장례식으로 영화 전개를 시작한다. 유인원들이 정착한 시기로부터 여러 세대를 거친 시대라고 언급하는 것으로 그치고 그 뒤의 이야기는 자세하게 언급되지 않는다. 이점이 아쉬웠지만 더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인간과의 공존'에 대해 논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인간의 지배에 의해 흘러가던 사회가 유인원의 지배에 의해 이야기가 구성된다. 뛰어난 지능과 힘을 통해 발전을 이룩할 것 같다는 생각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평화의 시대보다는 또 다른 전쟁을 준비하는 듯한 시대를 열어가고 있었다. 인간이 배제되고 유인원이 중심이 된 사회는 또 다른 욕망의 불씨가 된다. 진정한 지도자로서 영웅인 '시저'의 전언을 받들어 "유인원은 뭉치면 강하다." "유인원은 유인원을 죽이지 않는다."를 새겼지만 자신만의 해석을 통해 적용한 그의 결과는 '폭정'이었다. 새로운 세상을 열고자 하는 '노아'는 그를 제지하지만 여전히 '공존'이라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여전히 변하지 않은 인간들은 다시 반격을 시작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암시한다. 유인원과 인류의 공존은 가능한 일일까?
시저라는 상징적인 지도자의 부재는 유인원 사회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며, 새로운 리더 프락시무스와 그의 지배 방식은 유인원 사회 내의 갈등을 초래한다. 프락시무스의 통치는 유인원들 사이에서 논란을 일으키며, 공존을 원하는 유인원들과 지배를 추구하는 유인원들 사이의 긴장이 고조된다. 이는 관객들에게 유인원 사회의 복잡성과 다층적인 문제들을 생각하게 만든다. 영화는 또한 인간과 유인원의 공존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노아와 라카, 그리고 인간 소녀 노바의 여정은 두 종족 사이의 화해와 협력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현실의 어려움을 드러낸다. 인간이 배제된 사회에서 유인원이 새로운 갈등을 겪는 모습은 인간과 유인원 모두가 변화와 적응을 필요로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전작을 보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지만, 지난 시리즈를 보면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공존'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갈등과 결말을 그리며, 다음 시리즈에서 이 주제가 어떻게 다루어질지 기대하게 만든다. 시저의 죽음 이후 유인원 사회의 변화와 인간과 유인원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를 흥미롭게 그린다. 인간과 유인원의 갈등이 단편적으로 그려졌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추후 시리즈에서 더 깊이 다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시리즈를 꾸준히 봐온 관객들에게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이 영화가 또 다른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