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리뷰
앤여왕과 그녀의 주위를 맴도는 두 여자의 전쟁이 펼쳐지는 영화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주변을 잃어 자신도 잃어가는 앤 여왕, 사랑을 위한 말을 하는 사라, 지금 보다 위로 올라가기 위한 아비게일. 세상과 동떨어진 그들의 궁궐은 전쟁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음에도 자신들과는 전혀 관련 없는 듯한 모양새를 통해 그들만의 전쟁을 치른다. 어떤 방식이든 그들은 사랑 보다는 자신의 권력을 위해 왕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영화 내내 펼쳐지면서 무능하고 우유부단한 정치 세력을 명확하게 바라보고 어떤 캐릭터에도 호감이 가지 않게 한다. 또한 권력의 형태를 손으로 쥐었을 때, 그들이 가지고 있던 욕망과 질투의 크기는 끊임없이 무력해지며 불쾌함에 가까운 허무함이 밀려온다.
어떤 프레임에 갇힌 남성들은 우스꽝스러운 화장과 몸짓을 통해 더욱더 수동적이고 보잘것없는 모습으로 비춘다. 그렇다고 해서 여성들이 우아하고 우수한 모습을 보이진 않지만, 화장으로 귀족임을 증명하는 남성들은 그저 도구로서 비친다. 궁궐에 있는 어떤 인간들도 추악하지 않은 이들이 없는 모습이 이야기를 더욱 멀어지게 만든다. 여성인 앤 여왕이 정치를 한다고 해서 성평등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아비게일과 사라를 통해 비치는 여성은 권력에서 멀어지는 순간을 맞이하면 성과 관련된 위험에 빠지기 쉽고 남성 귀족과의 결혼을 통해서 지위 상승을 할 수 있다. 불평등한 현실에서 펼쳐지는 영화 같은 순간들은 상처를 직면하는 순간 깨진다. 회피의 수단처럼 보이기도 하는 쾌락이 달갑게 느껴지지만은 않아 누구를 위한 권력인지, 사랑인지 모를 것들이 그저 흩어지는 모습을 바라볼 뿐이다.
그들의 전쟁을 통해 귀족의 위선적인 민낯과 추악한 테두리가 모조리 보여지는 이 영화는 다른 시선에서도 바라보고 싶어지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