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담 푸르스트의 비밀 정원> 리뷰
실뱅 쇼메 감독의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 정원>은 2014년 7월 24일 개봉했다. 2013년 토론토 국제영화제 특별 부문에 상영되었으며 최근 10주년 기념으로 재개봉하여 큰 화제를 모았다. 기억 속에 숨겨진 어떤 따뜻한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다.
어릴 적 부모를 잃은 폴은 두 이모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어린 시절과는 다소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폴은 말을 하지 않고 표정이나 글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전달한다. 이모들이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되길 바랐던 모습과는 다르게 댄스 교습소에서 피아노 연주를 할 뿐이었다. 그리고 어느 날, 프루스트 부인의 집에 들어가게 되면서 잃어버렸던 과거의 기억에 빠져들게 되는데.. 과연 폴이 잃어버린 기억은 무엇일까.
폴은 매일 아침이 될 때마다 아빠가 자신을 향해 소리를 지르는 악몽을 꾸곤 했다. 두 살 때의 기억이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아 아버지를 증오하게 된 이유이다. 반면,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사랑으로 빼곡해 무척이나 그리워한다. 그러던 어느 날, 푸르스트의 비밀 레시피로 만들어진 허브 차로 희미한 과거의 기억으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쓰디쓴 차를 마시고 나서는 마들렌 한 입을 꼭 베어 물어야 한다. 가장 행복하면서도 지극히 두려운 순간은 어떤 호기심을 자아내기도 한다. 모든 기억이 행복할 수 없다는 말처럼 가장 어두운 기억을 소환하는 순간도 물론 있었지만 더 깊숙한 곳에 숨겨진 진실의 기억은 무엇을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들어준다.
현재는 과거의 기억으로 구성되어 있고 어떤 기억을 중요하게 여기는지에 따라 또 다른 이야기를 펼쳐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처음부터 좋은 만남으로 시작했던 관계는 아니었지만 자신의 과거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그 기회를 쟁취함으로써 일어난 이 모든 이야기는 '용기'라는 단어에서부터 출발한다. 포기할 수 있는 용기와 행동할 수 있는 용기는 거창하지는 않지만 쉽지 않기 때문에 더욱 힘든 일이다. 어른들의 뜻대로 피아니스트가 되었지만 행복하지 않았던 폴에게 프루스트의 레시피는 큰 힘이 되어준 것이다. 기억도 되찾고, 과거의 상처도 치유할 수 있는 그런 힘이 되어준 것이다. 마지막 순간의 '말'이 참으로 아름다웠고, 아이에게는 다양한 기억을 심어주는 아빠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게 만든다.
불쾌한 요소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생각했던 것과는 또 다르게 현실적인 동화처럼 느껴지는 영화였다. 내가 바라고 원하는 삶을 위해 살고 싶다면 꼭 보아야 할 영화이다. 삶은 타인이 아닌 내가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선택해야 후회도 꿈도 내가 책임질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방어막이 되어줬지만 성장을 막았던 기억의 진실을 마주하고, 그 기억을 극복할 힘을 얻게 된다. 나쁜 기억도 이겨내야 인생의 힘든 일을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프루스트의 말처럼 폴은 마침내 자신의 인생을 살게 된 것이다. 특별하고, 위대하지 않아도 우리의 삶이 특별할 수 있는 이유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아직 늦지 않았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당신의 삶을 결정하게 하지 말자. 우리의 삶을 살아가자.
나쁜 추억은 행복의 홍수 아래 가라앉게 해. 네게 바라는 건 그게 다야. 수도꼭지를 트는 건 네 몫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