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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드레 Aug 20. 2024

어디선가 본듯한 쀼의 세계.

영화 <크로스> 리뷰


이명훈 감독의 <크로스>는 2024년 8월 9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었다. 황정민, 염정아라는 배우 조합에서 기대되는 케미 만큼이나 기대감이 상당하다. 상영시간도 길지 않아서 더운 여름에 킬링타임용으로 적합한 영화이다. 가벼운 형사 코미디와 액션을 적절히 섞어 긴장감과 웃음을 동시에 보여주려 하나 기대했던 것만큼의 신선함이나 깊이를 전달할 수 있을까.



강무는 베테랑 주부로 실은 전직 요원이었던 과거를 숨기며 살아가고 있다. 반면, 강력범죄수사대 에이스 미선은 그 사실을 꿈에도 모르고 있다. 어느 날, 강무의 후배 희주가 등장하며 거대한 사건을 파헤치게 된다. 가정일에 충실한 줄 알았던 강무가 그의 후배인 희주와 만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 미선은 불륜을 의심하게 된다. 마약 수사와 남편 불륜 수사(?)를 오가며 쉴 새 없이 바쁜 일상을 보내게 된다. 각자의 비밀 작전 수행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는 두 사람, 과연 작전은 성공으로 마무리될까.



영화 <크로스>를 간단히 말하면 가볍게 볼 수 있는 팝콘 무비다. 믿고 보는 배우 황정민, 염정아라는 이름에 비해 영화는 매우 조촐하다. 기대감에 뚜껑을 열어보니 썩 좋지 않은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더 단순한 서사와 뻔한 반전, 밋밋한 등장인물들까지 2000년대 형사 코믹물을 보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뿐이라면 다행이지만 어디서 본 듯한 장면을 덕지덕지 붙인 그 이음새가 단단하지 않아 장점보다는 단점이 도드라진다. 역 클리셰도 이제는 클리셰가 된 진부함으로 인해 더 이상 흥미롭지 않다. 설정 자체가 그리 매력적이지 않으니 예상할 수 있는 반전이 놀랍지 않고 이어지기 어려운 연결선을 제대로 잇지 못하다 보니 매우 엉성하다. 진중함은 덜하고 가벼움은 참을 수 없으니, 영화가 끝난 후 남는 건 아쉬움뿐이다.



웃음도 제대로 타격하지 못하니 짜게 식고, 진중한 순간이 드무니 관객의 몰입을 끌어내지 못한다. 유일하게 나오는 액션 장면은 통쾌하지만, 영화 내내 배우들의 연기가 겉돈다는 아쉬움이 감돈다. 영화는 클리셰에 의존하며 전개를 이어가지만, 참신함이 부족해 관객에게 인상 깊은 장면을 남기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영화 <크로스>는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에는 무난하지만, 깊이 있는 서사나 강렬한 인상을 기대했던 관객에게는 실망을 안겨줄 수도 있겠다.


ps. 나도 모르게 황정민이 똥똥하는 장면에 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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