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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드레 Sep 02. 2024

킬링 타임에 제격이지만 다소 텁텁한.

영화 <킬> 리뷰


2024년 8월 28일 개봉한 <킬>은 기차 안에서 펼쳐지는 피범벅 하드코어 액션 영화이다. 다양한 영화제에 초대되고, 오세영 무술 감독의 참여로 주목을 받고 있는 영화이다. 킬링타임에 제격이며 폐쇄적인 공간을 활용하여 손 땀 쥐게 만드는 긴장감과 질지도 모른다는 압박감에 관객을 가둔다. 하지만 맞아도 약해지지 않는 이 남자는 기차 안의 사건을 통해 더 강해지고, 사람들의 목숨을 구한다. 단순하다고 여겨질 수 있는 줄거리지만 영화는 결코 단순하게 접근하지 않는다. 전형적인 ‘약강강약’의 빌런들에게 용서도 자비도 베풀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흥미롭다고 있겠다. 쉴 틈 없는 액션의 쾌감이 영화 속에서 펼쳐진다.




작전을 마치고 돌아온 암리트NSG 특공대원이다. 그는 작전이 끝난 후 여자친구 툴리카의 연락을 받고 친구 비레쉬와 열차를 타게 된다. 하지만 달리는 야간열차에 40명의 무장 강도가 잠입해 있었다. 그들은 본격적으로 승객들을 약탈하고 해를 가하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목격하게 된 암리트는 기차에 타고 있는 툴리카를 지키기 위해 전투를 개시하게 된다. 암리트는 군인으로서 적을 제압하고 상황을 마무리하려 했지만 기어코 선을 넘어 암리트를 분노하게 만든다. 그때부터 시작되는 참혹한 전투는 무장강도들로 하여금 강렬한 공포를 새기게 되는 순간이다.


그는 군인으로서 적절한 목적을 넘어서면 안 되기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상대를 다치게 하지 않고, 상대를 무력화시키는 것에 목적을 둔다. 수적으로 열세이지만 뛰어난 무술 능력으로 그들을 상대했다. 하지만 무장강도가 암리트의 연인인 툴리카를 죽이며 상황은 급변한다. 연인을 잃은 슬픔과 절망은 고스란히 무장강도를 향한 분노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무장 강도들을 잔혹하게 죽이고, 형체가 남아있지 않을 정도로 뭉개버린다. 그만큼 그의 분노가 얼마나 짙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연인의 마지막 말을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하기 시작한다.


영화에서 가장 화가 났던 부분은 '남 탓'하는 인간들이 당당하다는 것이다. 남에게 해를 가하는 '민폐'를 저지르고 있다면 자신 또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죄의식도 양심도 없는 이들은 자신의 손해만을 생각하고 위협을 가한다. 애초에 저지르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들 또한 '남 탓'하고 있는 모습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자신의 힘을 과시하다가 선을 넘어버렸고, 암리트에게 응징당한다. 그들은 조직으로 이루어진 무장강도가 아닌 가족들이었기에 그 누구보다 더 끈끈하다. 이러한 장면들을 통해 인도의 계급 사회를 보여주려 한 것 같지만 전혀 공감가지 않았다. 모두가 생계를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액션씬이 계속해서 이어지기에 쾌감은 분명히 존재한다. '킬'이라는 문구가 뜨면서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살벌한 혈투는 생생한 타격감을 그대로 전달한다. 하지만 시원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법이 없다. 전개가 늘어지며 지루함은 더해지고 무리수를 둔 탓인지 끝맛이 텁텁하다. 타격음이 모두 뼈가 부러지는 소리로 통일되고, 배경 음악도 적절하지 않아 영화가 촌스럽게 느껴진다. 무계획한 갱단, 안전 관리가 전혀 안 되는 열차 안, 주저하는 주인공의 모습에 아쉬움이 컸지만 주인공이 흑화 하며 펼쳐지는 피칠갑 액션에 만족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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