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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드레 Sep 10. 2024

사람과 사람을 잇는 환상의 위스키 한 모금.

영화 <코마다 위스키 패밀리> 리뷰


요시하라 미사유키 감독의 <코마다 위스키 패밀리>는 2024년 9월 5일 개봉한 영화이다. 제47회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장편 콩트르샹 경쟁 부문 진출작이자 최초의 단독 극장판 P.A. 직업 시리즈라고 한다. 재패니스 위스키를 소재로 한 영화로 젊은 사장이 신참 편집자와 함께 환상의 위스키 부활을 목표로 힘을 모으는 과정을 그린 영화이다.



신입기자 코타로는 삶의 의욕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도 명확하지 않아 여러 회사를 전전해왔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도 적응하지 못하던 코타로는 크래프트 위스키 기획 기사를 맡게 된다. 바로 코마다 증류소에 대한 기사였는데, 위스키에 문외한이었던 코타로는 어려움을 겪게 된다. 코마다 루이는 최근 가업을 물려받고 크래프트 위스키 와카바를 히트시켜 위스키 업계에서 화제가 블렌더이다. 그녀는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만들던 환상의 위스키인 '코마'를 복원하기 위해 여러 증류소와 대담을 나누고 갖은 노력을 다한다. 과연 루이는 환상의 위스키를 만들 수 있을까?



어느 시점부터 위스키 산업은 위기를 맞았고 자연스럽게 증류소는 쇠퇴하게 되었다. 루이는 코마다 증류소를 부흥시키고 코마를 복원하기 위해 노력한다. 여러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위스키를 되살리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는 루이의 열정에 부응한다. 영화의 줄거리는 환상의 위스키를 되살리기 위한 노력이지만 결국엔 가족의 관계를 이전과 같은 모습으로 되돌리기 위한 노력과도 같았다. 루이에게 있어서 위스키는 가족 그 자체였다. 혈연관계에 국한되지 않아도 가족과도 같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건넬 수 있는 하나의 매개체가 된 것이다. 가족의 연결고리이자 전통을 잇는 상징으로 그려지는 만큼 자연스럽게 가족 관계를 회복한다. 하지만 영화의 주요 갈등이 되는 오빠와의 이야기가 좀 빈약하게 그려진다. 물론 화해로 이어지는 서사도 부족하다. 그 부분을 조금 더 깊이 있고 섬세하게 다뤘다면 가족 간의 화해와 회복이라는 영화 메시지가 더 감동적으로 전달됐을 것 같아 아쉽다.



<코마다 패밀리>는 전형적인 일본 영화의 "우리는 할 수 있어"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면 돼"와 같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러한 메시지에 반감이 들 수 있지만 특유의 긍정은 기분 좋게 만든다. 하지만 이러한 정해진 형식 단조롭고 뻔하게 느껴져 이와 다른 이를 배척하기도 한다.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야만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속박으로 보이기도 한다. 어떤 이유로 인해 희망과 의욕을 상실했는지를 보여주지 않아 아쉬웠다. 그의 혼돈을 방황 혹은 오기라는 단어로 치부하기엔 그리 가볍지 않다고 여겨진다. 옛날의 방식이 지금도 통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안전성이 곧 활력이지는 않으니 나 자신의 미래를 위한 숙성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이다. 남들과 벗어난 길로 간다고 해서 잘못된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방향도 괜찮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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