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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드레 Sep 20. 2024

영화의 통쾌함 뒤 가시화 되는 사회적 딜레마에 대해.

영화 <무도실무관> 리뷰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무도실무관>은 2024년 9월 13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영화이다. <청년경찰> <사자> <사냥개들>을 연출한 김준환 감독의 신작이다. 신선한 소재와 통쾌한 액션으로 킬링타임에 제격이다.



정도는 자신의 재미와 행복을 누리기 위해 건강을 챙기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 재미와 행복을 추구한다. 그래서 모든 일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이 '재미'다. 우연한 기회에 전자발찌를 찬 범죄자의 공격을 받던 무도실무관을 구해주게 되었고, 선민의 제안으로 임시로 무도실무관 일을 하게 됐다. 일에 점점 익숙해지기 시작하고, 더 이상 '재미'가 아닌 '사명감'으로 무도실무관이 되어간다. 그러던 중, 아동 성범죄로 20년을 복역한 강기중이 출소하며 특별 관리 전담팀이 꾸려지고 선민을 따라 정도 또한 그 팀으로 들어가게 된다. 집중 관리 대상 강기중을 밀착 감시 하던 중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보이는데..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게 되는 걸까.


무도실무관은 전자발찌 범죄자를 24시간 밀착 감시하고 범죄를 예방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직책이다. <무도실무관>은 다른 작품에서 다루어지지 않았던 낯선 직업 '무도실무관'을 다루며 흥미로움을 더한다. 정도가 무도실무관으로 일하며 마주하는 상황들이 이전에는 전혀 알지 못했던 것처럼 영화를 보는 관객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또한, 부족한 인력, 여러 부분에서 보호를 받지 못하는 현실적인 부분을 다루며 처우 개선이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영화는 보호관찰관에 대한 존중 또한 빼놓지 않는다. 사명감이 없다면 할 수 없는 그 노고에 감사를 표하고 있다는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다.



현대 사회는 복합적인 요소들이 얽혀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선과 악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무도실무관>의 악인의 구조는 너무 단순하다. 상식 밖의 악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보다 현실적인 부분을 강조하고 있지만 단일한 악의 형태로 그려져 현실에서 벌어지는 복합적이게 벌어지는 악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영화에서처럼 갱생이 되어 평범하게 살아가려는 사람이 아닌 갱생이 되지 않아 더 큰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사람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적 불신은 낙인을 낳고, 격리된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회에 적응하기 어려워져 '범죄'에 빠질 가능성도 커진다고 한다. 그래서 교화는 사람을 교정할 수 있다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있지만, 나는 이 말이 다소 이상적이며 비현실적으로 들린다. 현재의 사법 시스템은 피해자의 회복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으며, 합당한 처벌도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교화와 엄벌이 양립하고 있는 만큼 '교화'를 그만둘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합당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피해자의 용서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반성'의 기회를 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범죄자는 그들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며, 그 과정에서 피해자의 목소리와 회복 또한 고려되어야 한다. 우리 또한 단발적인 관심이 아닌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영화의 전반부는 공익광고를 보는 것처럼 설명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후반부가 되며 통쾌한 액션으로 이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소재의 신박함과는 별개로 큰 반전 없는 액션 영화의 구조에 진부함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영화의 전개 자체가 간결한 만큼 영화의 메시지는 단순하고 깊이는 얕다. 특히 악인과 선인의 경계가 명확해서 인위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가장 답답했던 건 대체 왜 경찰을 안 부를까?라는 생각이 드는 장면의 반복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액션의 타격감은 통쾌해 만족스러웠다. 장점이 또렷한 만큼 단점 또한 또렷한 <무도실무관>이 OTT 개봉을 선택한 건 잘한 일 같다. 착한 영화가 반드시 좋은 영화는 아님을 보여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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