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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드레 Sep 24. 2024

증오할수록 더 빠져드는 사랑의 늪.

영화 <테인티드 러브> 리뷰


마영심 감독의 <테인티드 러브>는 2024년 9월 19일에 개봉한 영화이다.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먼 훗날 우리> <소년 시절의 너> 등으로 이름을 알린 주동우 배우가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볼 이유가 충분했다. 영화 제목인 Tainted love은 더럽혀진 사랑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로맨스스캠을 주제로 한 만큼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이야기 전개는 단순하다. 연인에게 사기를 당한 한 여자가 두 남자를 만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루었다.



베이징에 사는 저우란은 온라인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연애를 통해 지친 일상을 달래곤 했다. 아창은 자신을 위로해 주고, 노래도 불러주는 다정함으로 그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었다. 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에 전 재산을 송금한 어느 날, 연락이 끊긴 휴대폰을 멍하니 바라보게 된다. 그렇다. 그녀는 로맨스 스캠을 당한 것이다. 진심이라 여겼고 진심을 다해 사랑했지만 배신이라는 이름으로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었다. 한편으로는 복수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어느 한편으로는 다시 만나고 싶고, 어쩌면 붙잡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무작정 중국 푸센성으로 찾아간다. 하지만 이름도, 신분도, 나이도 모두 속였던 터라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지만 우연히 만난 쉬자오와 린즈광에게서 낯익은 누군가가 생각나기 시작했다. 과연 그녀는 복수에 성공할 수 있을까.



연기처럼 사라지고, 그물 안의 문어처럼 사로잡히다.


로맨스 스캠(Romance Scam)이란, 사랑이라는 의미의 로맨스와 신용사기를 뜻하는 스캠의 합성어이다. 피해자에게 장기간 SNS, 이메일을 통해 호감을 표시하면서 감정적인 교류를 맺으며 접근한 뒤 외모와 재력을 과시하는 등의 신뢰를 쌓고 다양한 방법으로 돈을 요구하여 가로채는 신종 범죄이다. 영화 속에서는 보이스 피싱 조직처럼 로맨스 스캔 조직이 체계적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으며 사기를 치는 수법이 매우 치밀했다. 형식적이면서도 꿀에 발린 달콤한 말들을 앵무새처럼 찍어내는 방식을 배우고 사기를 친다. 그러한 방식으로 사기를 당한 저우란은 다른 피해자를 대표하여 어떤 방식을 써서라도 '아창'을 응징하겠다고 다짐한다.


 

좋아하면서도 동시에 증오할 수밖에 없는 감정선을 잘 드러낸다. 이루어져서는 안될 관계임에도 그들의 감정에 나도 모르게 몰입하게 된다. 하지만 이야기 전개가 매우 지루하다. 영화 속에서 많이 등장했던 연기가 마치 이 영화를 대표하듯 안개 속에서 길을 헤매고 있는 것 같았다. 영화 속의 장면들이 이야기 전개에 정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 들었다. 또, 4명의 등장인물 중 2명이 꼭 이 영화에서 언급되어야 하는 이유가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로맨스에도, 범죄에도, 스릴러에도 해당하지 않는 모호한 이 영화를 굳이 영화관에서 봐야 할 이유를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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