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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의 목소리, 외면할 수 없는 고독함의 정체.

영화 <캐니언> 리뷰

by 민드레


액션물에서 가장 등장하지 않았으면 하는 장르는 바로 로맨스이다. 물론 사람의 모든 근간이 되는 건 사랑이지만 치열해야 할 생존기에서 전개를 꽉 막히게 만드는 요소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사랑'에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된다. 2025년 2월 14일 공개된 영화 <캐니언>은 애플 TV+ 오리지널 영화로 안야 테일러 조이와 마일스 텔러가 주연으로 나온다. 스콧 데릭슨은 <닥터스트레인지>의 감독으로 유명하기도 하지만 공포영화 전문 감독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번 영화를 또 어떻게 만들어냈을지 기대하며 영화를 관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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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이와 드라사는 각각 누군가에게 고용되어 협곡의 초소로 발령받았고 그곳을 지키는 임무를 맡게 된다. 알 수 없는 적을 협곡에서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 임무였는데, 그러나 협곡 깊숙이 도사리고 있던 정체불명의 존재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이들은 생존을 위해 협력하게 된다. 이 협곡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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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원으로서의 삶을 외로움으로 무장된 두 사람은 어떤 목적 없이 그저 살아가고 있다. 어느덧 그들은 임무를 명 받고 외부와의 통신이 차단된 협곡의 감시탑에 도달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우연히 그곳에서 만나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접촉하지 말라는 명이 있었지만 점차 가까워지는 두 사람은 남다른 유대감을 가지게 된다. 그러다 알 수 없는 존재에 의해 공격을 받고 이들은 생존을 위해 힘을 합친다. 죽음보다 강렬하고 사악한 이곳의 비밀을 밝혀내기 시작한다. 인간의 욕심과 얽힌 그 비밀은 늘 그랬듯 전쟁을 위한 실험에 의한 실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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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니언>은 영화는 온몸을 쭈뼛서게 만드는 크리처물 특유의 스릴러의 느낌을 제대로 살린다. 방심할 때마다 나타나는 생명체(?)와 적절한 BGM이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만든다. 물론 킬링타임용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겠지만 영화가 전개될수록 늘어지며 특히 로맨스 부분이 긴장감을 반감시킨다. 영화 속에 감춰진 음모를 파헤치는 과정 또한 깊이 있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 영화에서 안야 테일러 조이와 마일스 테일러를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특히 원거리 체스와 드럼 연주는 배우들의 대표작인 <퀸스 갬빗>과 <위플래시>를 떠올리게 만들며 팬들에게는 작은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한다. 스케일이 크고 영상미가 돋보이는 작품인 만큼 작은 화면이 아닌 큰 스크린에서 봤다면 더 좋았을 것 같은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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