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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드레 Jun 07. 2022

겉모습에 취해 내면은 보지 못한
이들이 빨려드는 곳

영화 <라스트 나잇 인 소호> 리뷰


앨리는 자신감 있는 모습과 자신만의 뚜렷한 개성이 빛나는 사람이지만 런던에 오면서 펼쳐지는 주변의 무시로 인해 거울 속의 어두움이 짙어지며 활발하고 당차게 꿈을 가졌던 그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졌다. 도망치듯 떠난 자리에서 발견한 60년대의 런던에서 화려한 모습의 샌디를 마주하게 되는데, 샌디의 화려한 모습을 자신에게 투영시키면서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마주한다. 그 화려한 모습이 황홀한 꿈으로 남을 수 있을까.   

  


아름다움을 동경하면서 개성 잃은 모습이 앨리의 자신감으로 이어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아름다움에 덮쳐오는 검은 손들은 앨리에게도 손을 뻗는다. 매일 행해지는 억압과 폭력은 그와 동화된 앨리에게도 영향을 끼친다. 아름다움에 취할수록 샌디에게 동화되는 깊은 수렁에 빠지는 앨리가 자기 모습을 잃어가며 혼란스러운 감정을 가지게 되고 그를 바라보는 관객 또한 혼란스러움에 빠지게 만든다. 앨리가 가진 병의 일부인지 꿈인지 과거의 일인지 헷갈릴 정도로.     



환상적이고 화려한 불빛에 둘러싸였던 60년대의 파리의 뒷모습엔 수많은 그림자로 여러 번 죽어야만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알려주려고 그렇게 나타난 것일까? 샌디와 이어지는 앨리의 모습이 특정 누군가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 뿐만 아니라 그때 업계의 부조리에 대한 것으로 이어지며 이 영화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다. 다만 마무리가 아쉽게 느껴지지만 이어진 듯하면서 이어지지 않은 이야기들이 동경에서 비롯된 화려함이 호러로 물들며 영화의 분위기를 더 두렵게 분위기를 연출해내어 마무리의 아쉬움을 채워준다.     



퀸스갬빗에서 처음 봤지만 어떤 영화에 출연해도 존재감이 너무 빛나서 계속 뚫어지게 쳐다보게 되는 안야 테일러 조이. 그의 전반적인 모습이 이 영화를 빛나게 만들어서 앞으로도 안야가 나오는 영화는 계속 챙겨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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