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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과 끝은 정해져 있지만 삶은 계속되니까.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 시리즈> 리뷰

by 민드레


2010년부터 시작된 <드래곤 길들이기> 시리즈는 아름다운 영상미와 감동적인 이야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한 소년과 드래곤의 위대한 우정을 그려냈다. 2025년 6월 6일 개봉을 앞둔 실사영화 <드래곤 길들이기>가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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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편 줄거리 요약


바이킹의 섬 버크. 그들은 일곱 세대에 걸쳐 드래곤들과 전쟁을 하며 살아간다. 주인공인 히컵은 족장 스토이크의 아들이지만 사고뭉치다. 마을 사람들은 그를 골칫덩어리라 여기며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거다'라고 말한다. 그 말에 오기가 발동한 히컵은 전설 속 최강의 드래곤 나이트 퓨어리를 잡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차마 죽이지 못하고 밧줄을 끊어 살려준다. 꼬리 날개를 잃어 날 수 없게 된 드래곤에게 투슬리스라는 이름을 붙여준 히컵은 그를 돌보며 그와 교감하게 된다. 그와 함께하며 드래곤을 이해하게 되고, 오랜 전쟁에 종지부를 찍는다. 5년 후, 버크 섬은 인간과 드래곤이 공존하는 유토피아의 모습을 띄고 있었다. 그들이 이룩한 평화는 더 강력한 적의 등장으로 위협받게 된다. 히컵은 이 과정에서 소중한 이를 잃는 아픔을 겪으며 족장의 아들의 자리에서 부족 전체를 책임져야 하는 진정한 리더가 되어간다. 버크 섬은 드래곤들의 유토피아지만 넘쳐나는 개체수로 인해 포화상태다. 더불어 그들을 노리는 사냥꾼의 표적이 되어버려 인간 세상이 안전한 안식처가 될 수 없다는 현실을 깨닫게 된다. 자신의 부족과 가장 소중한 친구인 투슬리스를 모두 지키기 위해 가장 어렵고도 위대한 결단을 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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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서 3편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는 각기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서도 '공존과 융합'이라는 공통의 주제를 담고 있다. 1편이 드래곤과의 대립이라면 2편은 드래곤과의 공존, 3편은 드래곤을 위한 헌신이다. 특히 1편과 3편이 맞닿아 더욱 뭉클하게 와닿았다.


1편은 대립과 갈등으로 이야기의 시작을 열어간다. 바이킹과 드래곤은 서로를 공격의 대상으로 인식하며 수 세기 동안 싸워왔다. 히컵은 자신의 발명품으로 드래곤을 공격했지만 투슬리스를 죽이는 대신 교감하는 길을 선택하면서 이 오랜 대립의 구도를 깨뜨린다. 이해하고 친구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함으로써 무지에서 오는 대립을 이해를 통해 공존이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우린 드래곤을 잘못 알고 있었어. 인간과 드래곤은 친구가 될 수 있어!"


2편은 그 후, 5년의 시간이 흐른 시점을 보여준다. 버크 섬은 인간과 드래곤이 함께 살아가는 유토피아다. 하지만 이 이상적인 평화는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굳건한 신념을 가지고 '희생'을 해서라도 지켜내는 것임을 보여준다. 히컵은 차기 족장이라는 자리에 부담을 느끼며 방황한다. 하지만 아스트리드의 믿음 "내가 말했지? 네가 찾는 건 여기에 있다고."과 투슬리스와의 유대를 통해 자신이 어디에 서야 할지를 깨닫는다. 함께 살아가고 책임지며 성장하는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3편, 진정한 공존을 이끌어 냈으나 거듭된 위협은 인간의 탐욕에서 드래곤을 구출할 수 없었다. 늘, 영원히, 그리고 함께 하고 싶었지만 모든 인간이 자신과 같은 마음일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사랑하는 존재를 위해 떠나보내줄 수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자유롭게 살아. 이 세상은 너희와 함께 할 자격이 안돼. 아직은" 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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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길들이기>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비행 장면은 실제 촬영한 것처럼 역동적인 카메라 워킹을 통해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특히 히컵과 대사 한마디 없는 투슬리스와의 교감이 감동적이었다. 웅장하고 서정적인 음악이 서사의 깊이와 감동을 완성한다. 무엇보다 남 탓을 하지 않는다는 게 이 시리즈가 전하는 가장 깊은 메시지 중 하나다. 히컵은 세상을 탓하지 않는다.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했던 과거도, 친구를 지키기 위해 감내해야 했던 희생도, 자신이 감당해야 할 책임까지도 그 누구의 탓으로 돌리지 않는다. 선택의 길로에 놓이더라도 피하지 않고 그 선택에 따르는 결과를 온전히 자신의 몫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결국에는 그 용기와 책임감이 사람과 드래곤의 마음을 바꾼다. 하지만 세상을 완전히 바꿀 수 없었던 히컵은 아프지만 위대한 선택을 한다. 언제든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그 소중한 마음과 감정은 오랫동안 남는다. 성장뿐만 아니라 ‘다름’과 ‘이해’, ‘공존’과 ‘헌신’, 그리고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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