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프리키 프라이데이 2> 리뷰
22년 만에 돌아온 <프리키 프라이데이 2>는 이번에는 더 큰 스케일로 돌아왔다. 2025년 8월 27일 개봉한 이 영화는 또다시 찾아온 기묘한 금요일에 초점을 맞춘다. 22년 전과는 또 다르지만 익숙한 전개를 이어가는 이 영화는 엄마와 딸, 할머니와 의붓딸, 이 네 명의 몸이 뒤바뀌며 상상도 하지 못했던 소동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영화는 유쾌하고 웃음 가득했던 그때의 기억을 그대로 불러오면서도 진정한 가족이 되는 과정을 뭉클하게 담아낸다.
애나는 이제 더 이상 록 밴드 핑크슬립의 보컬이 아니다. 화려한 무대 뒤에서 한 연예인의 매니저로 살아가며 동시에 누군가의 엄마로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딸의 학교에서 만난 남자와 재혼하면서 본격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딸은 엄마의 선택을 이해하지 못했고, 엄마 역시 딸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그리고 어느 날, 22년 전처럼 할머니 테스, 엄마 애나, 딸 하퍼, 이복딸 릴리 네 명의 몸이 서로 뒤바뀌고 만 것이다. 테스와 애나는 다시 몸을 돌릴 방법을 찾아 나서고, 하퍼와 릴리는 각자의 엄마와 아빠의 결혼식을 막기 위해 나서며 예기치 못한 소동이 벌어진다.
어릴 적에는 몰랐던 것들을 엄마가 되고 나서야 알게 된다. 매일 아침 딸을 깨우고 그녀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지만 갈등은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세대마다 트렌드와 가치관은 달라지고, 선택의 무게도 달라진다. 그러나 그 선택이 아이에게 어떻게 비칠지는 좀처럼 생각하지 못한다. 사랑하고 보호할수록 아이는 멀어져만 가고, 때로는 희생이 후회로 바뀌기도 한다. 결국 “내 선택은 너야”라는 말처럼, 서로의 진심을 털어놓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번 이야기에서 어른들은 아이들의 시선과 감정을, 아이들은 또 다른 어른의 선택과 고통을 이해하는 과정을 겪는다. 처음에는 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지 답답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된다. 새로운 가족과 새로운 관계는 하루아침에 ‘가족’이나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덮어 씌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그들 모두가 깨닫게 된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서로 이해할 시간을 갖고 마음을 나누는 것이다.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면 이번 영화에서 중심이 되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갈등의 지점이 사랑에서 시작된다는 것이 조금은 모순이지만 부부간의 사랑이 가족의 사랑으로 이어질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했다. 테스의 남편 라이언은 재혼 전에도, 그리고 재혼 후에도 언제나 테스를 향한 사랑을 숨김없이 표현한다. 그는 가족의 혼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아내와 아이들을 지켜내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영화는 주로 모녀 관계와 세대 간 갈등에 초점을 맞추지만, 그 뒤에는 늘 묵묵히 자리를 지킨 아버지들의 존재가 있다. 그들이 있기에 테스나 안나가 더욱 빛날 수 있었고, 가족이라는 무대가 완성될 수 있었다. 영화 속에서는 유머코드로 나오지만 테스와의 일을 겪고 난 후 제이크의 취향 자체가 록커 같은 중년 여성의 모습이었던 것으로 밝혀지며 소소한 웃음과 함께 의문점을 해소해 준다.
아무래도 이번 2편은 네 사람의 몸이 뒤바뀌는 이야기 전개에 집중하다 보니,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는 다소 소홀하게 다뤄진 감이 있다. 특히 애나의 동생은 관객 입장에서 진짜 못 알아볼 정도로 변화가 컸다. <프리키 프라이데이>는 정말 내가 꼬꼬마 시절에 개봉한 영화였기에 그때는 사실 제대로 보지 못했다. 조금 크고 나서 '꼭 봐야 하는 하이틴 영화' 중 하나라는 말을 듣고 뒤늦게 보게 되었다. 그때는 느끼지 못했던 뭉클함을 이번에 2편을 극장에서 관람하며 느낄 수 있었다. 세월의 무색함이나 시간의 변화 그리고 가족에 대한 소중함에 대한 메시지가 더욱 와닿았다. 1편이 포춘쿠키 속 메시지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을 강조했다면, 2편은 점술사의 말을 통해 ‘마음을 바꿔먹는 용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상대의 입장이 되어본다 라는 경험을 넘어 진심 어린 이해로 나아가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진정한 가족은 혈연뿐만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열며 시간을 함께하는 모든 순간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https://brunch.co.kr/@mindirrle/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