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선정 작품입니다-동시 부문
펑!
하늘을 날고 싶었지만 잘 날 수 없었던 거위 한 마리가 자루 속에서 나온다
펑! 펑!
하늘을 무지 날고 싶었지만 진짜 날 수 없었던 거위 아홉 마리가 자루 속에서 나온다
펑! 펑! 펑!
하늘을 무지무지 날고 싶었지만 결코 날 수 없었던 거위 열일곱 마리가 자루 속에서 나온다
하늘을 무지막지하게 날고 싶었지만 끝끝내 날 수 없었던 거위 스물다섯 마리가 자루 속에서 나온다
꽉꽉꽉 꽥꽥 꼭꼭꼭 끽끽 꿕꿕꿕……,
지금 호숫가는 마침내 하늘을 날게 된 거위 떼로 대단히 시끌벅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