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 집을 지으려면

비폭력으로 살아가기 30일

by 심월


“과거에 내린 결정을 판단하지 않고 따뜻한 시선으로 살펴볼 수 있을 때 우리는 자신의 감정, 욕구, 강한 열망과 함께 할 수 있는 안전하고 신성한 공간에 들어선다. 우리는 기린 귀로 귀 기울이고 연민으로 현존함으로써 정서적으로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낸다. 이곳에서 우리는 자신을 치유하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갈 방법을 발견한다.”(77~78쪽)


주위를 둘러보면 과거에 집을 짓고 사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과거의 상처를 흘려보내지 못하고 머물러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미 지나간 일에 마음을 애태우며 살아가는 사람들이죠.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음에도 그걸 잊지 못해 붙들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하나같이 고장 난 녹음기처럼 했던 얘기를 또 하고 또 하기를 반복합니다. 그렇게 하는 당자 역시 진절머리가 날만한 데도 멈추지 못합니다. 얼마나 마음이 아팠으면 저럴까, 하는 연민의 마음으로 듣는 나도, 어느새 달달 욀 정도가 되었지만 끊지 못합니다. 속에 있는 얘기를 다 쏟아내야 그나마 숨을 쉴 수 있다는 걸 너무나 잘 아니까요.


이제는 듣는 요령을 터득하여 한 귀로 듣고 그 즉시로 흘려보냅니다. 당자가 끊지 못한다면 그렇게라도 들어주는 게 그를 돕는 일인 까닭입니다. 때로는 이미 지난 일이니 다 잊으라고도 해보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걸 알기에, 한두 번 말을 건넸다가 그만 접습니다.


누군들 과거를 돌아볼 때 후회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이런저런 잘못된 판단으로, 어리석은 선택으로 손해를 보거나 인생의 방향이 엇나가는 경우가 있을 겁니다. 그래서 자신을 향해 돌을 던지고 자책도 하고 비난도 하게 되지요.


그런데 문제는 자책과 비난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감정적 화풀이 이상 그 어떤 도움도 안 되는 데다가 상황만 더 나쁘게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는 것이죠.


비록 과거에 잘못한 결정을 했더라도 삶은 삶대로 살아가야 합니다. 그게 인생이라면 말이죠. 그렇다면 이때 필요한 게 뭘까요. 우리 자신에게 이렇게 물어야 합니다.

지금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지금 나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 물음에 대한 대답 가운데 하나가 과거의 일로 판단하거나 자신을 몰아붙이지 않는 겁니다. 자신을 징치하는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지 않는 것입니다.


그 대신 따뜻한 시선과 연민의 마음으로 바라보고 안아주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너그럽게 대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할 때 위의 글에서처럼 ‘신성한 공간’이 열리고 치유가 일어날 기회가 생깁니다.


이왕 짓는 집이라면 과거에 집을 짓는 것보다 현재에 집 짓는 게 더 유리하고 희망적입니다.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기도 하고요.


#11일차

#비폭력으로살아가기

#11장_세상에_유용한_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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