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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월 Apr 01. 2024

인색하지 말아야 할 것

지금, 여기


미국의 중년 여성 마리아 이야기입니다. 결혼생활에 염증 난 마리아는 남편과 이혼해야겠다는 마음을 굳혔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문제를 들어줄 상담자를 찾았습니다.


그녀는 상담자를 만나 남편과 애정 없는 결혼생활을 해왔다며 한 시간 넘게 남편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았습니다. 단 한마디도 남편을 좋게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마리아의 얘기를 다 듣고, 상담자가 그녀에게 한 가지 부탁을 했습니다.


“오늘 돌아가는 대로 남편과 저녁식사를 하실 테죠. 단 한마디라도 좋으니 긍정적으로 남편을 인정하는 말을 해보세요. 그런 다음에 다시 상담을 하시지요.”


그녀는 상담자의 제안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좋은 점이 하나도 없는데 어떻게 칭찬을 해요? 전 못할 것 같아요.”


그녀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완강하게 버티었습니다. 상담자가 간곡하게 부탁하자 그녀는 생각을 바꿨고, 마지못해 따르기로 했습니다.

 

이윽고 저녁식사 시간이 되었고, 그녀는 남편과 마주 앉았습니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남편을 인정할 만한 어떤 구석도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고민하다가 남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보, 나는 당신이 경제공황 때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열심히 일한 것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나는 그것이 고맙고 자랑스러워요."


그녀의 말을 듣자 남편은 들고 있던 신문을 내려놓았습니다. 남편의 첫 반응이었습니다. 그러더니 물끄러미 아내를 바라보았습니다. 마치 전기에 감전된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그녀는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 하고 불안해졌습니다.


한참 후 남편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습니다. 얼마가 더 지난 뒤에 남편이 무겁게 입을 열었습니다.  


"고맙소."


그 뒤, 마리아는 더 이상 상담이 필요 없었습니다. 이혼할 결심도 접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윤종모 주교님의 명상 칼럼에서 소개한 일화입니다.


우리 속담에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모양새로 말하느냐에 따라 놀라운 위력을 발휘한다는 입니다. 말에는 힘이 있다는 옛 선인의 지혜를 보여주는 속담입니다.   


의 존재, 내가 한 일을 다른 이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마음은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똑같습니다.  누군가가 칭찬해 주면 자부심이 솟습니다. 사는 재미도 사는 기쁨도 커집니다.

 

그런데 우리는 몰라서, 또는 알면서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칭찬과 인정에 인색합니다. 진심 어린 말 한마디면 그동안 맺힌 가슴의 응어리가 봄눈 녹듯이 풀릴 텐데도 못합니다.  


자애명상 수업 때 격려 메시지를 고르고 마음속으로 자신에게 보내는 시간을 갖곤 합니다. 참여자들이 고른 메시지 중 가장 많았던 격려 문구는 “정말, 고마워!”였습니다. 왜 이 메시지를 골랐느냐고 물어보면 다른 이에게 듣고 싶었다, 나 자신에게 진심으로 말해주고 싶었다는 답변이 돌아옵니다.


마리아남편은 전형적인 불통 부부입니다.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감정과 생각을 주고받지 않는다는 입니다. 교감이 이뤄지지 않으면 오해하기 쉽고 갈등을 빚게 됩니다.


남편의 “고맙다”라는 대답이, 아내와 남편 사이의 벽을 무너뜨렸습니다.  부부가 새롭게 연결되는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인정과 칭찬은 모든 관계의 접착제입니다. 다른이를 인정하고 친절하게 대하는데 인색할 이유가 없습니다.


*숙고명상

당신은 자신에게 어떤 격려의 말을 해주는가. 만약에 누군가에게 '잘한다', ' 점점 나아지고 있어', '당신은 존재 자체로 충분해', '정말 고마워',라는  말을 듣는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비난과 판단을 하면 메아리가 되어 그대로 돌아오지만 인정과 칭찬은 반드시 되돌아오진 않지만 상대와 나를 기분 좋게 한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관심과  주의를 기울여 인정하는 말을 해 보자. 그런 다음 삶이 어떻게 응답하는지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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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_칭찬

#명상인류로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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