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상첨화

시민연극 정담 창단 공연

by 심월


지난 주말 청량리역에서 춘천행 아이티 청춘열차를 타고 연극을 봤습니다. 시민 극단 <정담>의 창단 공연이었죠. 지인이 연출자로서 무대에 올리는 데다 시민연극을 해봤던 터라 마음이 설렜습니다.

연극은 김정훈이 극본을 쓴 <인력거꾼 김첨지>였습니다. 현진건의 단편 <운수 좋은 날>의 김 첨지를 주인공으로 삼아 인력거를 끌며 만나는 손님들(‘B사감과 러브레터’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유정’ ‘태평천하의 윤직원’ ‘치숙의 점원’)과 벌이는 암울한 시대의 이야기입니다. 인력거를 매개로 근대의 장단편 소설 주인공을 만나는 구성이 흥미로웠습니다.

배우들은 처음 무대에 서 보는 은퇴자들였습니다. 아무래도 연기가 처음이니 웃지 못할 실수가 많았죠. 연기, 대사, 동선이 서툴렀고 공연 중 대사 까먹는 건 예사였습니다. 심지어 웃음을 참지 못하는 배우도 있었죠.


공연 내내 웃음이 삐죽삐죽 나왔습니다. 그렇지만 나에겐 전혀 흠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들이 공연을 올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는지 알기 때문입니다. 연극을 통해 새롭게 자신의 삶을 꾸려가려는 이들에게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는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은퇴하신 분들이 연극을 무대에 올리며 제2의 인생을 힘차게 살아갈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도 없을 테니까요.


연극을 보고 그 유명하다는 춘천 닭갈비집을 찾았습니다. 현지에서 맛보는 닭갈비의 맛은 입을 즐겁게 하죠. 연극 보고 닭갈비를 먹는 재미야말로 임도 보고 뽕도 따는 일입니다. 이런 금상첨화 같은 일이 우리네 삶에서 자주 일어나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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