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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dmoon Feb 24. 2017

작은 행복이 내게 가르쳐준
삶의 지혜

Day 2-5, Madrid, Spain



#한 평짜리  삶에서

 100평짜리 행복을 만들 수 있는 건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것

리쌍 - Rush 中



숙소에서 잠시의 휴식을 취한 우리는 저녁 식사를 위해 이동했다. 에어컨 바람 밑에서 한없이 늘어지고 싶었지만, 그러다 보면 끝도 없겠거니와 잠이 들 것만 같았다.


후덥 한 공기를 뚫고 도착한 곳은

'Venta El Buscón' 

원체 블로그 추천 맛집은 믿고 거르는 편이지만 여행 계획을 짤 때, 당시의 귀찮음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고기에 샐러드면 뭐 보통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냥 싸고 양 많은 집으로 선택한 곳이다.


우리가 주문한 것은 고기 모둠 세트.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스페인식 소시지 등으로 구성된, 문자 그대로 고기 모둠이다. 여기에 감자튀김과 샐러드까지. 지갑 얇은 여행객들에겐 나름 합리적인 구성이다.


이곳의 재미는 흑인 아르바이트 생이었다. 한국말을 정말 유창하게 잘했다. "서비스야." 하며 능글맞게 닭날개 튀김을 주는데 너무 깜짝 놀라 마시던 샹그리아를 뱉을 뻔했다. 우리 다음으로 각 테이블의 한국 사람에게도 농을 걸었고, 그것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아, 그리고 이곳을 찾는 한국 사람들은 참 많았다. 총 4팀이 있었는데 그중 3팀이 한국 사람들이었다.


이윽고 주문한 요리가 나왔다. 부족해 보였지만, 먹다 보니 양이 정말 많았다. 먹는 것으론 정말 자신 있는 건장한 남자 둘이서 고기 모둠 세트 하나를 다 먹지 못하고 남길 정도였으니.

그 이외에는 뭐 별 것 없었다. 샹그리아도 그저 그랬고, 고기에서는 약간의 비린 향이 났다. 내심 아쉬웠지만 기대치도 높지 않았고 저렴한 가격이었기에 그나마 고개를 끄덕이며 밖으로 나왔다.



Venta El Buscón


마드리드는 솔 광장 주변으로 주요 관광지가 밀집되어 있다. 걷기에는 좀 멀고, 그렇다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는 애매한 그 정도의 거리를 두고. 우리는 솔 광장을 중심축으로 해서 오른쪽 부근을 한 바퀴 크게 돌기로 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까 했었지만 그냥 걷기로 했다. 비용적인 문제는 아니었고 날씨가 매우 좋았기에 지도 한 장 달랑 들고 쭉 걷기 시작했다.


마드리드는 회색빛의 도시였다. 고풍스러운 옛 건물들은 모두 다 회색빛을 띄고 있었다. 그 덕에 오래된 건물임에도 위화감이 들지 않고, 주변 경관을 해치지도 않았다.

일요일 저녁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가족 단위로 산책을 나온 사람들도 있었고, 다정한 연인들도 있었고, 우리처럼 저 멀리서 여행을 떠나온 사람들도 있었다. 유일한 공통점은 모두 행복해 보였다는 것이다. 어느새 건물보다 사람들의 표정을 좇고 있다.     





내가 행복하기에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다. 마치 눈에 콩깍지가 쓰인 것처럼. 지금 집 밖에 나와서 길거리 어딘가를 돌아다녀도 볼 수 있는 모습일 것 같기도 하다. 유독 그때 기억이, 그 장면들이 푸근하게 기억되는 것은 

'오늘은 특별한 날이야'라는 마음속에 내재된 무언가가 아니었을지.


그 마음가짐을 평소에도 가질 수 있을까. 그럴 수만 있다면 매일매일이 행복할 텐데.     



Palacio de Comunicaciones


여행을 하다 보면 수많은 사람들을 접한다.
사진 촬영 부탁에서부터 길 찾기,
혹은 실없는 농담까지. 
굳이 언어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고 교류한다.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혹은 이 나라의
어딘가에서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의 여유와 추억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     
이 사람들도
여행이 끝나고
다시 돌아간 그곳에서 
이따금씩
지금의 이곳을 기억하고 있겠지.




Season.1  - 안녕. 그리고 안녕             

 [Spain, France]                   by.mind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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