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3-5, Barcelona, Spain
# 어릴때,
착한 편 나쁜편 갈라서 놀곤 했는데
그럼 누가 나쁜 편 할라고 그래?
결국 우리편, 니네 편 되는 거지.
그러다 보면 우리가 착한 편이네,
너네가 나쁜 놈이네 하게 되는데
그런거 아닐까
우리가 정의라고 하는 거.
꼬미비/ 노마비
- 네이버 웹툰 살인자o난감 中
저녁 식사 후 바르셀로네타 주변을 어슬렁거린다. 해가 지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하늘이 펼쳐진다. 햇빛을 막아대던 그 지긋지긋한 구름들이 역으로 난생처음 보는 하늘을 만들어내고 있다. 초등학교 때 여러 색의 파스텔을 쓱쓱 문질러서 만들어냈던 색깔과 같다. 독특한 색깔이다. 뭐라 정의할 수 없는 그런 색깔.
저 높이에 있는 한 사람이 눈에 들어온다. 바르셀로네타 중간 아무 곳에서나 제자리에서 한 바퀴를 뺑 돌다 보면 보일 것만 같은 그 정도의 높이이다.
콜롬버스이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고 돌아온 항구가 동상 바로 앞에 있는 포트벨 항구라고 한다. 그리고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 저 동상이 세워졌다.
빠에야와 함께했던 유독 독했던 샹그리아 때문인지 초점이 살짝 나간 눈은 머릿속에서 엉뚱한 생각들을 생성해 내고 있다. 그가 가리키는 손끝은 개척 정신이었을지, 배척 정신이었을지. 술기운에 문득 별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콜럼버스.
대항해 시대를 열었던 위대한 탐험가.
혹은 식민지의 시대를 열었던 잔인한 학살자.
단순 시각 차이라고 하기엔 너무 괴리가 큰 한 인물에 대한 엇갈린 평가.
모든 일에는 양면이 존재한다. 그리고 작용에는 반작용이 뒤따르는 것처럼,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기 마련이다.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어떤 시각을 가져야 할까.
그리고 그 시각에서 파생된 삶의 가치를 어 방향에 두고 살아야 할까.
애초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삶이란 없는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그냥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나의 가치관을 따라 살아가도 괜찮은 것일까.
나이가 들면 자연히 깨닫게 될 줄 알았는데. 어렵다. 여전히.
Season.1 - 안녕. 그리고 안녕
[Spain, France] by.mindm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