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ndmoon Mar 07. 2017

콜럼버스 동상의 손 끝

Day 3-5, Barcelona, Spain



# 어릴때,

  착한 편 나쁜편 갈라서 놀곤 했는데

  그럼 누가 나쁜 편 할라고 그래?

  결국 우리편, 니네 편 되는 거지.

  그러다 보면 우리가 착한 편이네,

  너네가 나쁜 놈이네 하게 되는데

  그런거 아닐까

  우리가 정의라고 하는 거.     

  꼬미비/ 노마비

  - 네이버 웹툰 살인자o난감 中



저녁 식사 후  바르셀로네타 주변을 어슬렁거린다. 해가 지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하늘이 펼쳐진다. 햇빛을 막아대던 그 지긋지긋한 구름들이 역으로 난생처음 보는 하늘을 만들어내고 있다. 초등학교 때 여러 색의 파스텔을 쓱쓱 문질러서 만들어냈던 색깔과 같다. 독특한 색깔이다. 뭐라 정의할 수 없는 그런 색깔.




     

저 높이에 있는 한 사람이 눈에 들어온다. 바르셀로네타 중간 아무 곳에서나 제자리에서 한 바퀴를 뺑 돌다 보면 보일 것만 같은 그 정도의 높이이다.


콜롬버스이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고 돌아온 항구가 동상 바로 앞에 있는 포트벨 항구라고 한다. 그리고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 저 동상이 세워졌다.


빠에야와 함께했던 유독 독했던 샹그리아 때문인지 초점이 살짝 나간 눈은 머릿속에서 엉뚱한 생각들을 생성해 내고 있다. 그가 가리키는 손끝은 개척 정신이었을지, 배척 정신이었을지. 술기운에 문득 별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Mirador de Colom



콜럼버스.

대항해 시대를 열었던 위대한 탐험가.

혹은 식민지의 시대를 열었던 잔인한 학살자.

단순 시각 차이라고 하기엔 너무 괴리가 큰 한 인물에 대한 엇갈린 평가.     


모든 일에는 양면이 존재한다. 그리고 작용에는 반작용이 뒤따르는 것처럼,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기 마련이다.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어떤 시각을 가져야 할까. 

그리고 그 시각에서 파생된 삶의 가치를 어 방향에 두고 살아야 할까.     


애초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삶이란 없는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그냥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나의 가치관을 따라 살아가도 괜찮은 것일까.     


나이가 들면 자연히 깨닫게 될 줄 알았는데. 어렵다. 여전히. 




Season.1  - 안녕. 그리고 안녕             

 [Spain, France]                   by.mindmoon




매거진의 이전글 빠에야의 진수, 7 Portes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