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3-6, Barcelona, Spain
#난 이름빨도 회사빨도
굳이 빨 필요 없이
막 똥을 싸도 박수갈채를 받지
빅뱅(GD&T.O.P) - 쩔어 中
포트벨 항구. 알딸딸한 정신을 부여잡고자 한동안 주변에 정박된 배처럼 가만히 앉아 있었다. 누적된 피로와 점점 분해되기 시작하는 알코올은 자꾸만 하품이 나오게 한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했다가는 숙소에 도착하기도 전에 그로기 상태가 될까 봐 급히 몸을 일으켰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 람브라스 거리의 수많은 인파 사이에서 비틀비틀 걷다 레이알 광장에 우연히 발을 들인다.
가우디의 도시라는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에 도착하고 꼬박 반나절이 지나서야 가우디의 생애 첫 작품이라는
'가스 가로등' 을 만난다. 그냥 지나칠법한 평범한 가로등은 가우디의 꼬리표를 달고서야 비로소 특별하게 다가온다.
가치라는 것. 판단의 기준이 너무 애매해다. 단순히 유명인의 손을 거쳤기에 가치가 있는 것인지, 정말 그 자체로 위대한 작품성이 있기에 가치가 있는 것인지. 이런 고민 자체가 무지에서 비롯된 편협함이라 할 수도 있겠다.
한구석이라도 마음에 드는 것이 있을까 싶어 뚫어지게 쳐다봤다. 가우디가 만들었다니 좀 대단해 보이기도 하다. 특이한 외관은 새로운 시도였을 것 같고, 빨간색은 스페인의 정열을...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머릿속에서 가공된 억지 상상력이자 '척'일 뿐이다.
가우디의 가스 가로등은 나에게 그런 물음을 던졌다.
누군가의 직장명을 듣고 혹하고, 그 사람의 연봉 액수에 관심이 더욱 생기고. 그런 느낌이다. 그냥 지나칠 법한 인연에 그런 미끼를 던져 한번 더 기회를 주는 것인지. 아니면 사람의 간사한 마음을 시험해보는 것인지.
어떤 꼬리표에도 휘둘리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선 내가 정말 강해져야 할 텐데 말이다.
Season.1 - 안녕. 그리고 안녕
[Spain, France] by.mindm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