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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dmoon Mar 13. 2017

'시체스'의 골목을 걷다

Day 5-4, Sitges, Spain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고은 - 그 꽃 中



바다의 아름다움만을 간직할 것 같았던 시체스는 오밀조밀한 건물들의 아름다움도 갖고 있다. 도착하자마자 바다에 눈이 멀어 정신없이 뛰어가느라 보지 못했던 건물들이, 돌아갈 시간이 되자 비로소 눈에 밟힌다.


 '이런 풍경이었구나.'





역에 일찍 도착해서 기차를 기다리려던 마음, 혹여 기차 시간을 놓칠까 전전긍긍했던 마음. 그 조급함은 이렇게 다른 풍경을 접할 기회를 주었다.


전형적인 휴양지의 골목길이다. 상점가, 음식점, 기념품 상점 등 관광지를 이루고 있는 보편적인 건물들이 모두 모여 자신의 매력을 뽐내고 있다. 어느 곳은 깃발로, 어느 곳은 페인트 색깔로, 어떤 곳은 호객꾼의 미소로. 그 모두는 과하지 않은 수수한 아름다움이었다. 잡티만을 살짝 가리기 위해 분을 찍어 바른 어떤 사람의 투명한 낯처럼.





그렇게 자연과 맞닿은 이곳은 자연을 그대로 빼다 박았다. 골목 곳곳의 색감은 바다를 닮고, 해변가의 모래사장을 닮았다. 시체스의 대표적인 풍경 그 전체를 담고 있다.


천천히 거닐었다.

조금 늦게 가면 어떤가. 이런 풍경을 맞이하고 있는데. 그리고 지금이 마지막일 텐데.


바다에 들어가서 축축하게 젖어있던 발이 마르고, 그 촉감을 자잘한 모래 입자들의 쓸림으로 대체할 즈음 우린 다시 바르셀로나로 돌아오는 기차를 탔다.






Season.1  - 안녕. 그리고 안녕

 [Spain, France]         by.mind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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