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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dmoon Feb 20. 2017

밤의 마요르 광장

Day 1-4, Madrid, Spain



#무대 위엔 정적만이 남아있죠

 어둠만이 흐르고 있죠

샤프 - 연극이 끝난 후 中  



잠에 들기에는 아쉬운 밤. 우린 무턱대고 주변을 걷기 시작했다. 

정처 없이 떠난 발걸음이 닿은 곳은 우연하게도 마요르 광장이었다.


늦은 밤. 시끌벅적한 웃음소리도 사라졌고, 눈앞을 수놓던 화려한 조명도 사라졌다. 모두 떠나간 자리에는 몇몇 가게의 등불만이 외로이 광장을 지키고 있었고, 그 나머지 빈 공간을 적적함과 고요함이 메꿔주고 있었다.      


정중앙에 있는 청동 기마상으로 다가갔다. 동상의 주인공은 펠리페 3세. 1619년에 지어진 이 광장을 만들어낸 주인공이다.

너무 넓어 황량하게까지 느껴지는 이 광장을 처량하게 홀로 지켜내고 있다.

그리고 그 앞에는 내가 서있다.


마드리에서 꼭 가고 싶었던 곳 중 하나였던 이곳이 그렇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다.

TV와 블로그에서 보던 그 시끌벅적함과 생동감을 잃어서일까. 사실 이 광장을 보고 싶었던 게 아니라 정적인 나와는 정 반대의 활발함을 찾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광장 주변의 벤치에 털썩 주저앉았다. 고요함이 가져다주는 또렷한 집중력에 감사하며 마드리드의 첫 느낌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인천공항에서부터, 잠시 경유했던 상하이 푸동 공항의 풍경.

14시간 만에 도착한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과 잠시 헤맸던 지하철 탑승까지. 솔 광장의 열기와 만족스러웠던 숙소. 스테이크, 샹그리아와 함께한 첫 식사. 그 일련의 과정을 고이 간직해본다.


그렇게 한차례의 복기 후,

더 쓸쓸해질 것 같아 서둘러 광장을 떠났다.

그렇게, 너무나 쉽게

여행의 첫날밤이 지나갔다.




Season.1  - 안녕. 그리고 안녕             

 [Spain, France]                   by.mind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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