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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하승 Aug 11. 2018

'의미'_존재의 이유가 행복이 된다.

심기일전 I 심리학기반일상전략

Psychoeducationer / mindmost 박하승


심기일전

심리학에 기반하
일상의 전략을 만들다


First, 심리학에 기반하다


당신은 지나간 하루를 의미있게 살았는가?

 미소를 가지고 "네"라고 크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행복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의미있게 살았다는 것은 '가치'있게 살았다는 말로도 표현할 수 있을것 같다. 우리가 의미있게 살고자 하는 이유는 누구나 한번뿐인 삶을 가치있게 살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왜 사는지 그 이유를 아는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거의 모두 알 수 있다"고 말했던 니체의 말에서 '그 이유'라는 것은 삶의 의미를 말하는 것일 것이다. 즉, 의미를 얻은 자는 삶을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지를 알아낸 자이며 삶을 살아낼 방법론을 획득한 이들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행복할 가능성도 더 높을 것이다.


 바쁘고 지친 일상에 "그냥 사는 거지 뭐"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그 타들어가는 속내를 공감하더라도, 우리 모두는 한번쯤 '의미'를 가지려고 노력했던 적이 있었을 것이다. 학창 시절 좋아하는 선생님에게 '의미있는' 학생이 되고 싶었거나, 부모님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의미있는' 자녀가 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나 역시, 이 글이 누군가에게 의미있게 맺혀지기를 바란다.


 나에게 있어 우리의 삶에서 '의미'라는 단어가 가지는 깊이와 그 영향력을 경험했던 사건이 한번 있었다. 인생이 도통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고 부모님에게는 천석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는 후배와 대화에서였다. 후배의 자존감은 떨어질 대로 떨어져 있었고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할 것 같은 자신 스스로를 비난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던 중이었다. 후배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그에게 한마디 대답을 건내었고, 그 대답은 그 친구의 마음을 울렸다.

너도 한번 쯤, 누군가에게 의미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나보다"

 그 친구는 한참을 그 자리에서 울었다. 나지막하게 들렸던 "네"라는 대답 이외에는 어떠한 말도 하지 않은채 한참을 그 자리에서 앉아서 울었다. 우리에게 의미란 그런 것이다. 우리의 삶의 방향성을 갖추어주고, 내 삶이 가치가 있음을 말해주는 것 그것이 바로 의미다.


 그렇기에, 일찍이 의미의 힘을 알았던 빅터프랭클은 '모든 인간에게 필요한 가장 근원적인 치료는 삶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후배의 삶에서 의미가 상실되었을 때, 그가 깊은 우울감과 불안을 경험했다면, 그의 삶의 행복의 싹을 다시 피우기 위해서 할 수 있는 한가지는 바로 '의미'를 다시 발견하는 것이다.


 심리학자 바움마에스터 Baumeister(1991)는 우리의 삶에서 의미를 추구하는 이유를 네가지로 정리했다.

첫번째, 인간은 삶의 목적의식을 추구한다.  

두번째, 인간은 가치있는 것을 추구한다.

세번째, 인간은 효능감과 통제감을 추구한다.

네번째, 인간은 스스로가 가치있기를 바란다.

 이와 같은 네가지 욕구로 인간은 의미를 추구하고, 의미를 만들며 살아간다. 무엇을 위해, 어디로, 어떻게 살것인가를 위해 의미를 추구하며, 삶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들을 충족하고 만족감을 얻으려 한다. 내가 무엇인가를 잘 해내고 있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만들어나갈 수 있기를 바라며, 세상 속에서 자신이 쓸모있고 의미있는 존재이기를 원한다.


 그렇기에 인간은 태생적으로 의미를 쫓아 살아간다. 그렇기에 의미를 발견하지 못하는 삶, 의미가 없다고 생각되어지는 삶, 의미를 못 만들어내는 삶을 살아갈 때 인간은 우울감이나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 지점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반문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저는 딱히 의미가 없어도 꽤 괜찮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질문을 하는 사람이 꽤나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면, 그것은 의미를 발견하지 못하는 영역이 있지만 또 다른 영역에서 그것을 채우고도 남을 '꽤 괜찮은 의미'가 있을 수 있다. 하루하루 똑같은 작업들을 반복하는 회사원이 자신이 하는 일에서 의미를 발견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한달을 성실히 근무하고 받은 월급으로 가족들을 부양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그에게 '의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Photo by Greg Rakozy on Unsplash

 '의미'가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심리학 연구는 많다. 중국에서 이루어진 한 연구는 삶의 의미가 낙관성과 긍정적인 삶의 만족감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서 연구했다. 연구 결과, 삶에 의미를 가지는 수준이 높을 수록 낙관성이 높았으며, 이러한 높은 낙관성은 삶에 대한 높은 긍정적 만족감으로 이어졌다. 반대로, 삶의 의미를 가지는 수준이 낮을수록 비관성은 증가했고 이는 부정적인 삶의 만족감으로 이어졌다. 또한 이러한 영향력은 불안, 우울, 소외, 사회적-부적응의 상승으로도 이어졌다.


 의미는 유밤암과 직장암 환자들을 대상으로도 연구되었다. 환자들에게 현재를 받아들이고, 과거의 의미있었던 도전들을 일깨우고, 다가올 미래를 인정하게끔 하는 의미-구성(Meaning-Making)을 하도록 과제를 주었다. 의미-구성을 진행했던 환자 집단과 그렇지 않은 환자 집단간에 차이가 있었는데, 의미-구성을 했던 집단의 경우에 시행 전에 비해서 시행후에 낙관성, 자기효능감이 의미-구성을 하지 않은 집단에 비해서 더 향상되었다.


 이와 같이 삶의 의미를 가지고 있거나, 의미를 발견해내는 작업들은 인간의 심리적-신체적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의미를 재구성하는 치료법은 심각한 외상(트라우마:trauma)사건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해당 사건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서 외상으로부터 불안을 완화하고, 성장을 이끌어내는 치료법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물론, 언제나 '의미있는 삶'이 '행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이들은 의미를 위해 자신의 행복과 즐거움을 희생하기도 한다. 자녀의 행복을 위해서 부모는 자신의 즐거움을 희생한다. 어떤 의로운 군인은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 자신의 신체 일부를 전쟁터에서 희생하기도 한다. 이들의 삶에는 충분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자신이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놓친 부모는 삶의 소소한 행복을 잃었을 수 있고, 전쟁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혹은 전우를 구하기 위해서 자신의 다리를 잃은 군인은 비통할 수 있다.


 바움마에스터와 연구자들은(2013) 의미와 행복의 차이점을 기술한 연구에서, 행복이 무엇인가를 가지는 것(Taker)과 관련된다면, 의미는 제공하는 것(Giver)과 관련된다고 말한다. 만족을 위해 무엇인가가 필요한 측면이 행복(Happiness)이라면, 의미는 우리의 지나간 과거와 미래가 의미를 가지도록 통합할 수 있는,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우리만의 특별한 특성이라고 언급한다.


 우리의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것이 백발백중의 행복감을 주는 것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바움마에스터가 말했던 것처럼 인간은 스스로가 가치 있기를 원하기에 만약 우리가 삶의 의미를 발견하거나 삶의 가치를 정립할 수 있다면 우리는 나의 삶이 꽤 괜찮은 삶임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자식을 위해 희생한 부모가 자신의 삶을 뒤돌아 보면서 '그래도 꽤 괜찮은 삶이었다'고 말할 때, 그들은 분명 행복감이라고 부를 수 있는 어떤 것을 경험하고 있지 않을까?


 일생 동안 의미를 강조해왔던 빅터프랭클은, '행복은 추구될 수 없고 단지 결과적으로 발생할 뿐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자식을 위해 잠시 자신의 삶을 희생한 부모, 젊음을 바쳐서 나라를 구한 군인, 자신이 가진것으로 나눔과 봉사의 의미를 채운 사람들과 같이, 우리가 삶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를 가지고 하루하루를 의미있게 살아낸다면, 삶이라는 땅에 촉촉한 의미가 젖어들어 어느새 우리의 삶에 행복이라는 새싹이 나오리라 믿는다.



Second, 일상의 전략을 만들다.

   

 유서 작성 해보기

 죽음을 생각할 때, 우리는 지금 살아가고 있는 삶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죽음을 떠올린다는 것은 이전의 삶을 돌아보며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이지만 추구해나가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서 발견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미래를 떠올리며 앞으로의 살에서 소중하고 의미있는 삶을 재정립하는 일입니다. 다음에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을 통해서 유서를 작성해보도록 합시다.


다음은 당신이 유서를 좀 더 의미있게 쓸 수 있도록 도와줄 질문들입니다.

당신이 지나온 삶을 돌아 보았을 때, 당신이 이루었던 의미있는 성취가 있었다면 무엇이 있습니까?

당신의 기억에 남아있는 즐거웠고 소중했던 경험은 무엇입니까?

당신이 누군가로부터 받았던 도움이나 감사할 것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당신이 삶으로부터 배웠거나 도움이 되었던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습니까?

소중한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바람과 당부가 있다면 무엇이 있습니까?

당신이 겪었던 고통이나 어려움을 유서를 쓰는 지금 다시 돌아보았을 때, 발견해볼 수 있는 긍정적인 의미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하루 한가지 의미 있는 일을 시도하기

 고대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는 "하루하루를 그대의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라" 라고 이야기했다. 우리가 오늘이 우리의 마지막날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들을 할까? 아마도, 지금까지 못했던 사랑의 표현들을 하고, 감사의 이야기를 전하며, 때때로 어떤 이들은 용서를 구하기도 할 것이다. 즉, 대부분의 사람들 모두가 '의미'를 맺고자 행동할 것이다.

 하루하루 의미 있는 일을 정하고 시도할 수 있다면, 우리는 주어진 하루에 대한 의미있는 흔적들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잠시 수첩을 꺼내어서 아침 출근 시간 혹은 잠자리에 들기 전에, 주어진 하루 동안 한 가지의 의미있는 어떤 일을 시도해 볼지를 써봅시다. '의미있는 일'이라고 해서 거창한 일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당신에게 의미로 남을 수 있는 일들, 큰 힘이 들지 않고 작은 일이라고 생각될지 모르지만 기억에 남을것 같은 일들을 쓰고 실천해봅시다. 그리고 오늘 하루 그것을 실천했다면, 시원하게 빨간펜으로 밑줄 한번 그어봅시다.
 오늘 결심한 일을 실행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괜찮습니다. 내일 하루, 아주 쉽지만 의미있는 또 다른 일을 시도해보면 됩니다.

- 항상 그냥 지나쳤던, 보안요원에게 "안녕하세요"라는 인사와 음료 하나를 건네보자.

- 오늘은 사랑하는 아내에게, 연애시절처럼 편지를 한편 써보자.

-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읽지 않는 나에게, 오늘 하루 얇은 책 한권을 선물해 보자.

- 지하철에서 껌을 팔고 있는 할머니에게 껌 하나를 사보자.

- 집에 들어가기 전에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손에는 '아이스크림'을 입에는 '함박웃음'을 지어보자.








참고문헌

Baumeister, R. F. (1991). Meanings of life. Guilford Press.

권석만. (2008). 긍정심리학: 행복의 과학적 탐구. 서울: 학지사

Ho, M. Y., Cheung, F. M., & Cheung, S. F. (2010). The role of meaning in life and optimism in promoting well-being. 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 48(5), 658-663.

Lee, V., Cohen, S. R., Edgar, L., Laizner, A. M., & Gagnon, A. J. (2006). Meaning-making intervention during breast or colorectal cancer treatment improves self-esteem, optimism, and self-efficacy. Social science & medicine, 62(12), 3133-3145.

Baumeister, R. F., Vohs, K. D., Aaker, J. L., & Garbinsky, E. N. (2013). Some key differences between a happy life and a meaningful life. The Journal of Positive Psychology, 8(6), 505-516.

Corsini, R. J., & Wedding, D. (2000). 현대 심리치료 (김정희 역). 서울: 학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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