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아이들의 또 다른 정서적 특징 중 하나는 부정적인 감정 을 많이 경험한다는 것입니다.
확장된 삶의 영역 속에서 학업, 성적, 또래 관계, 가족관계, 정체성, 미래 등…. 고민이 많습니다.
스스로 답을 찾고, 해결하고자 고군분투하지만, 아직은 서툴고 어려워 부정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경험하게 됩니다.
많은 고민과 스트레스는 아이들에게 불안정한 정서를 더 많이 느끼게 하고, 부정적인 감정의 농도 속에 푹 빠지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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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과 기쁨을 느끼게 하는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은 아동기나 성인기 때보다 훨씬 적게 생성됩니다.
따라서 감정 기복이 매우 심해지고 우울함이나 짜증, 적대감 등의 부정적인 감정이 증가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랄발광 사춘기, 흔들리는 사십춘기> 중에서 (김지영, 김신실)
마음의 감기라고 불리는 우울증은 평생 유병률이 15%에 이를만큼 흔합니다. 때문에 우울은 학교에서 상담을 할때 가장 많이 만나게 되는 사춘기 아이들의 심리정서적 어려움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어요.
많은 부모님들과 상담 선생님 그리고 수퍼비전을 하다보면 많은 수퍼바이지들이.. 아이들의 우울한 증상을 보고, 가장 고민하는 것 중 하나는 "약물치료를 해야하나요?" 입니다. 약물치료 여부를 생각하기 위해선 먼저 아이들이 보이는 증상을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해요!!
우울장애란, 의욕 저하와 우울감을 주요 증상으로 하여 다양한 인지 및 정신, 신체적 증상을 일으켜 일상 기능의 저하를 가져오는 질환을 말합니다.
좀 더 자세히 보여지는 증상을 살펴보면...
'우울감, 의욕저하, 삶이나 관계 등에 대한 흥미 상실, 식욕변화(식욕 증가 또는 식욕감소), 체중변화(체중저하 및 체중 증가), 수면의 어려움(충분히 잠을 못 자고 일찍 깨거나 밤 사이 자주 깨는 증상)' 등이 있습니다.
그중 가장 심각한 증상은 자살 사고입니다. 우울증 환자 중 많은 분들이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고, 실제로 10-15%가 자살시도를 하기도 합니다. 소아 및 청소년은 성인에 비해 자살 시도가 높기에 주의깊게 꼭 살펴봐야 해요. 사춘기 우울증의 특징은 성인이 보이는 증상과 조금 다르게 나타나기도 해서 우울증인지 놓칠 때가 종종 있어요.
<가면성 우울증> 이라고도 불리는 청소년기 우울증의 특징을 한번 살펴볼까요?
사소한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
심하고 잦은 짜증, 분노, 심한 기분변덕
등교 거부, 또래관계 위축
학업성적 저하 및 수업에 대한 흥미 상실
집중력 저하, 무기력
과도한 수면 및 폭식 혹은 거식
비행, 중독 등
사춘기 아이들과 상담할 때, 우울증 여부를 잘 판단하기 위해서는 '자살사고'와 '일상생활에 대한 탐색'이 중요합니다. 잠은 잘 자는지, 먹는 건 어떤지 .. 갑자기 체중변화가 있는지 .. 생리적인 증상들을 살펴보면 우울증 여부를, 약물치료가 필요한지를 판단할 수 있을 거예요.
또한, 아동 청소년 우울증은 진단시 불안장애, 품행장애, 주의력 결핍장애 등이 공병할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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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의 왜 생기는 걸까요? (우울증의 원인)
1) 생화학적 요인 및 유전적 요인
세르토닌 등 신경전달 물질 및 호르몬 불균형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어요. 또한 아직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유전적인 원인도 있다고 해요.
(기질적 원인도 있겠죠. TCI 검사를 통해 기질도 확인해볼 수 있답니다.)
2) 환경적 요인
상담에서는 치료를 위해 환경적 요인을 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가까운 사람의 상실, 또래 관계 어려움, 학업 스트레스, 부모 관계 갈등 등이 사춘기 우울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낮은 자존감 때문에 인지적인 왜곡(예. 사람들은 나를 싫어한다. 한 두번의 실수로 나는 항상 실수만 하는 멍청이야. 등)을 많이 합니다. 시험을 망쳤을 때, 내가 바보기 때문에 라고 생각하고, 시험을 잘 볼 땐 시험이 아주 쉬웠기 때문이라며 외부 귀인을 합니다. 이와 같은 인지적 왜곡 등을 잘 살펴보면 상담적 개입에 대한 전략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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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약물치료
상담장면에서 우울증이라 판단되면 약물치료를 위해 병원으로 연계하게 됩니다. 이때 부모님들은 정신과를 방문하면 기록에 남게 된다는 생각에 염려하시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개인의 질병 정보는 건강보험공단에서 5년간 보관한 후 폐기하며, 병·의원 의무기록은 10년까지만 보존하게 되어 있다고 해요. 또한 열람하려면 14세 미만은 보호자 동의 없이, 14세 이상은 본인의 동의없이 절대 열어볼 수 없답니다.
또한, 병원에 방문한다고 해서 바로 약물을 치료하기보다 심리평가 및 증상을 본후 결정하실 거예요. 만약 약물치료를 시작했다면 기본적으로 6개월은 약물을 복용해야 약물의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판단할 수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약물을 임의로 끊거나 할경우 더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절대 끊으시면 안되요.
약물치료를 하게 된다면 약을 먹은 후 증상의 호전되는지 부작용은 없는지 의사와 상의하여 계속 조절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사춘기 아이들을 상담하다보면 종종 약물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을 발견하게 되는데 .. 약물치료로 호전되는 경우가 꽤 있어요. 1학년 때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우울감을 호소하며 학업을 중단하려고 했던 아이가 치료비 지원을 통해 약물치료를 잘 받고 졸업한 모습을 보는 건.. 상담교사로 큰 감사랍니다^^*)
2) 상담치료
학교 상담장면에서는 상담이 이루어지겠죠.
가장 먼저 자살사고를 탐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MMPI-A 심리검사를 할 수 있다면 결정적 문항을 참고하여 자살사고를 탐색하고 이때 아이에게 직접적으로 물어야합니다.
다음으로, 앞서 살펴본 우울증의 원인을 잘 캐치하여 상담전략을 세울 때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주로 우울증의 치료는 BECK의 인지행동치료를 기반으로 하게 되는데 .. 인지삼제나 인지적 왜곡을 잘 찾아 이를 협력적 관계에서 수정해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또한, 사춘기는 중요한 지지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답니다.
부모상담이나 교육을 통해 사춘기 아이의 우울증에 대해 알려드려요.
대부분 부모님은 아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공부하라고 다그칠 수 있겠죠. 이때, 아이의 증상을 잘 설명해주고, 다그치기보다 공감이 필요함을 알려드려야 합니다. 또한 아이가 잠을 잘 자지 못하거나 잘 먹지 못하면 우울증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부모님이 아이의 일상생활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해요.
아이와 함께 산책을 하거나(햇빛 쐬기), 태권도 등의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필요할 수 있겠죠?
그외에 교사자문을 통해서도 아이의 증상 등을 공유해서 학교생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우울증은 절대 마음이 약해서 혹은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병이 아닙니다.
절대 아이를 비난하거나
부모님 스스로를 자책하지 마세요.
마지막으로 우울장애 DSM-5 기준 알려드릴게요.
주요 우울장애 진단기준(DSM-5
다음 증상 중 5가지 이상의 증상이 2주 이상 거의 매일 나타나고, 질병 전에 비하여 기능이 저하되며,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는 경우 주요 우울장애로 진단 내릴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임상적으로 사회적, 직업적 및 다른 중요한 기능의 영역에서 현저한 고통과 장애를 초래한다.
∙ 거의 매일 하루의 대부분 동안 우울한 기분이 주관적으로 표현되거나 객관적으로 관찰된다. 소아와 청소년의 경우는 과민한 기분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 거의 모든 일상 활동에서 흥미나 즐거움이 현저하게 저하된다(거의 대부분의 시간 동안 주관적인 호소나 객관적으로 무감동증이 관찰된다.)
∙ 체중조절을 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심한 체중 감소나 증가가 있다(1개월 동안 체중 5% 이상의 변화)
∙ 거의 매일 불면증이나 수면과다를 보인다.
∙ 거의 매일 지속되는 정신 운동성 초조 혹은 지체(주관적인 초조 혹은 지체 뿐 아니라 객관적으로도 타인에 의해 관찰 가능함)
∙ 거의 매일 피로나 활력상실을 호소한다.
∙ 무가치감이 계속되고 과도하게 죄책감을 가진다(망상적일 수 있음).
사고력이나 집중력이 저하되고 우유부단하다(주관적인 호소나 객관적으로 타인에 의해 관찰 가능함)
∙ 죽음에 대한 생각이 반복되고 자살기도를 계획하기도 한다(혹은 자살 기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