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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의 자수 Sep 18. 2022

갱년기, 걱정하는 엄마 vs 아동기, 상상하는 아이

어린 시 잠들기 전, 실컷 떠났던 그 상상의 세계로 아이를 뒤따라가야겠다


요 며칠 더워도 너무 덥다.


아이들에게, 주변 사람들에게 "덥니? 나만 더운가?" 끊임없이 묻는다.

'설마! 말로만 듣던.. 그 갱년기. 가만히 있어도 땀이 차오른다는 그 갱년기가 온건가?'

아이들에게도 짜증을 버럭 내고................

하아! 진정 그분이 오신 건가?


.... '아니야. 요즘 날씨 이상해. 가을에서 여름이 다시 찾아왔어! 얘가 아직 가기 싫은 거야.'

혼자서 이러쿵저러쿵 결론 없는 생각들을 풀어냈다.

'그래도 얼굴이 화끈거리진 않아. 그래.. 갱년기는 아니겠지?'


.............. 학교 일뿐만 아니라 퇴근 후 목요일에는 저먼 거리까지 가랑이가 찢어질 때까지 달리고 달려 숨 가쁘게 강의를 하고, 매일매일 머릿속은 해야 할 일이 분주하게 가득 차 있다. 심지어 아이들과 밥 먹다가 머릿속으로 해야 할 일들을 처리하다 보니... 아이들이 말을 걸면 "엄마 정신없어. 잠깐만! 나중에!"를 외친다.



아니! 그러니~~ 당연히 덥지!

머릿속도 열불 나고, 뛰어다니느라 발도 열불 나고,

아이들에겐 미안함과 짜증스러움이 교차된 가슴이 열불 나고...



엄마가 갱년기든, 덥든, 힘들든, 상관없이..... 아이는 엄마를 부른다.


오늘 만들어온 감정 오일로 발마사지를 해달란다.

그리곤 눈을 감고, 미소를 짓고 있다.

"혀니는 뭐가 좋아서 웃고 있어?"

"응.. 나는 자기 전에 잠이 안 오면 상상을 하거든.

모험을 떠나는 상상. 내가 갖고 싶었던 레고를 갖는 상상. 여행을 떠나는 상상. 엄마랑 신나게 노는 상상"

이 얼마나 갱년기 엄마와 다른 아이의 밤이란 말인가?



어른인 나는 언젠가부터 상상의 힘을 잃었다.

눈을 뜬 현실에서도 바쁘게 해치우며 살아가는 삶이 때론 벅차면서..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편히 쉬어야 할 그 밤까지..

현실 속 해야 할 일을 분주히 계산하고 있었다.

............



아이의 상상을 얼른 좇아가야겠다.

어린 시절 잠들기 전, 실컷 떠났던 그 상상의 세계로 아이를 뒤따라가야겠다.

나만의 도토리 시간을 찾아 나만의 안전한 공간을 그려야겠다.

눈을 감는 그 순간엔 현실의 걱정일랑 잊고, 내가 꿈꾸는 삶을 그려야겠다.


삶은 공장이 아닌, 놀이터라는 사실을 다시금 되새기며 오늘 눈을 감아야겠다.

당장 떠날 수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하지 않고

눈을 감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언제든 내가 필요할 때 꺼내볼 수 있는 나만의 편안한 그 공간을 다시 찾아야겠다.


나는 오늘도... 너에게 삶을 배운다.



"소진되고 지친 우리.. 함께 나만의 안전한 공간, 도토리 시간을 찾아 떠나볼까요?"


              눈을 감아요.            

              상상으로 떠올린 그곳으로 한발 한발 내디뎌봐요.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다면, 이전에 내가 가본 곳을 떠올려도 괜찮아요.)            

              가장 안전하고 편안한 그 장소... 그곳을 한번 둘러봐요.            

              그곳은 나에게 어떤 느낌을 주나요?            

              그곳에서 나는 무얼 누리고 싶나요?            

(그림책 도토리 시간, 나의 오두막, 나의 구석 등... 을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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