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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의 자수 Aug 25. 2021

1. 브런치 입문 10일 차 조증과 울증사이

그냥 그런 이야기

브런치 중독증상: 조증과 울증의 무한궤도 속으로


  조증(mania)

 이상심리에서 말하는 조증은 기분장애의 한 증상으로 너무나도 즐겁고 기쁜 감정이 병적으로 치달아 행복함에 빠져있는 상태.


 울증(depression)

 이상심리에서 말하는 울증은 기분장애의 한 증상으로 조증 삽화를 경험하는 이들이 언젠가는 겪게 되는 우울한 상태.




 지난 5월부터 '마음'과 '자수'는 책을 출간하고 싶었다. 세상에 꼭 이야기하고 싶은 우리만의 주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수많은 회의를 통해 주제, 목차, 대상을 정하고, 즐겁고도 고단한 글쓰기 작업 끝에 하나 둘 "글"이 생겨났다.  누군가 먼저 세상에 내놓을 새라 마음이 바빠지고, 내 자식 같은 이 아이들을 어떻게 세상에 펼쳐낼지 고민하였다. 그러다 '브런치'를 알게 되었고,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의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기로 하였다. 브런치 작가의 문턱에 닿는 일이 쉽지 않다는 후기에 긴장하였지만 작가 지원 후, 우리는 더운 여름날 선선히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같은 기분에 마냥 설레었다.


그러던 중, 자수는 제주도 어느 바다에서 핸드폰 배터리를 아끼기 위해 "비행기 모드"로 해놓던 중(세상과 단절되고 싶었던 마음은 아니고 아이들 사진을 찍기 위한 핸드폰 목숨이 아까웠던 시기라^^;;)

연락해야 할 일이 생겨 아끼던 데이터를 켰다.



Wow!!!

시간 전에 와있던 메일 그리고 "마음"님의 카톡!!!

학회지에 논문 게재 소식보다 더 기뻤던 브런치 작가 입문!!!

사람이 거의 없던 모래사장에서 바다에 뛰어들며 마음껏 소리를 질렀다.


비가 와서 쓸쓸해 보였던 제주도 바다가 갑자기 환한 빛으로 다가왔다.

손꼽아 기다려왔던 노을을 보지 못한 아쉬움으로 가득했던 하루의 끝자락이

찬란한 설렘으로 가득 차올랐다.




브런치 작가 선정 후,  설레는 마음은 여행으로 달래 가며 일상으로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리고 시작된 새로운 삶의 여행!

드디어! 서랍 속에 고이 넣어두었던 자식 같은 우리 아이들을 하나씩 발행하였다.

"라이킷!" 오오. 브런치는  가 '좋아요'가 아닌 '라이킷'이구나.



그리고... 서서히 스며든  "조증(Mania)" 삽화 증상


1. 기분이 고양되어 일을 하다가, 길을 걷다가도 글감을 찾고 있다.

2. 에너지가 넘쳐 잠이 잘 안 오고.. 잠자리에 들면, 문장들이 내 머릿속에서 춤을 춘다.

3. 둘이 카톡을 시작하면 말이 많아지고, 사고가 너무 빨리 진행되어 여기저기 난리 난 채로 대화한다.

4.  책 한 권이 이미 출판된 양, 굉장한 일을 이룬 듯한 착각에 빠진다.

5. 아이디어가 무한 발휘되어 지금 쓰고 있는 주제 말고 다른 글감 계획을 마구 세운다.

6. 라이킷!! 너는 무엇이길래 내 어깨에 햄버거를 얹어 주느냐



그. 러. 나

기분이 마냥 들뜨는 조증은 영영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기분이 가라앉는 '울증'을 동반한다.

그래서 조울증, 양극성 장애라는 병명이 생긴 것이다.

롤러코스터를 탄  마음의 소용돌이는 끝이 없고..  

초기의 행복감에 도취되어 모든 것을 다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자아도취에 빠져있다가...

서서히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다.


"우울증(depression)" 삽화 증상


1.  글 잘 쓰는 작가가 브런치에 이렇게도 많다니.. 아무래도 안되려나 봐 우울하다.

2.  브런치 북 대상 작가와의 만남 mm에 참여, 앗!! 작가가 되려는 분들이 300명 이상. 아 좌절스럽다.

3. 엇! 라이킷 수가 별로 안되네. 우리 글이 별로인가 봐. 개미처럼 작아져 자신감이 없어진다.  또르르

4. 서점에 가니 책이 오지게 많네. 어디 구석이라도 우리 책이 진열될 수 있을까?  미래가 비관적이 된다.

5. 누군가 우리가 생각하는 책을 먼저 출간할 까 조급해진다.

6. 그동안 작가의 서랍에 넣어둔 글들이 하나씩 발행될 때마다 작가의 서랍 글들이 줄어든다. 적금의 든든함이 사라져간다. 불안해 .  더 이상 글을 못 쓰겠어. 무기력해져.....



저희만 느끼는 증상인가요?

아니면 이 과정이 이미 지나간 걸까요?


이 조증과 울증 경계 어딘가 사이에서

조금씩 자라나고 겠죠.

그리고 삶 언저리 어느 뿌리가 견고해지고,

조금씩 싹 틔우고 있겠죠.

(글쓰기에 집중하면서 쓸데없이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고, 쇼핑이 줄어든 건 정말 좋아요. ㅋㅋ)


조증일때는 앞으로 달려갈 수 있는 힘이 생길테고

울증일때는 더 깊은 고민과 사색으로

좋은 글이 나올 수 있겠죠.

저마다 다 장점이 있을 거에요.

물론 뭐든 절대 지나쳐서 안되는 건 아시죠?^^


새로운 시작은

언제나 설렘과 행복함을 만끽하게 해 주지만,

자연스레 불안도, 염려도 공존하게 됩니다.

우리네 삶이 마냥 다 좋은 것만은 아닌 것처럼요.

이 모든 감정을 선물처럼 여기며

또 한 발자국 꾸준히, 성실하게 나아가겠습니다.


늘 그래 왔던 것처럼요.

힘내세요! 꿈을 꾸는 모든 분들!!!

훗날. 웃으며 그리워할

"오늘"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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