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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의 자수 Dec 03. 2023

너를 안아도 될까?







너를 안아도 될까?

네가 다 자라기 전에 한 번 더.

그리고 너를 사랑한다고 말해도 될까?

네가 언제나 알 수 있게.



너의 신발끈을 한 번 더 내가 묶게 해 줘.

언젠가는 너 스스로 묶겠지.

그리고 네가 이 시기를 회상할 때

내가 보여 준 사랑을 떠올리기를.


네가 옷 입는 걸 도와줘도 될까?

내가 너의 고기를 잘라 줘도 될까?

네가 탄 수레를 끌어도 될까?

내가 선물을 골라 줘도 될까?


어느 날, 네가 나를 보살필 수도 있겠지.

그러니까 지금은 내가 널 보살피게 해 줘.

나는 네가 하는 모든 작은 일들의 일부가 되고 싶어.


오늘 밤 내가 너의 머리를 감겨 줘도 될까?

욕조에 장난감을 넣어도 될까?

너의 작은 열 개 발가락을 세는 걸 도와줘도 될까?

너에게 수학을 가르쳐 주기 전에.


네가 야구 팀에 들어가기 전에

너에게 한 번 더 공을 던져 줘도 될까?

그리고 한 번 더 너의 곁에 서도 될까.

네가 넘어지지 않게.


우리 한 번 더 우주선을 타자.

주르라는 행성까지.

골판지로 만든 우리의 로켓이

더 이상 우리 몸집에 맞지 않을 때까지.


네가 산을 오르는 걸 도와주게 해 줘.

등산하기에는 네가 아직 너무 작을 동안만.

너에게 이야기책을 읽어 주게 해 줘.

네가 어리고, 아직 시간이 있을 동안.


나는 그날이 올 걸 안다.

네가 이 모든 일들을 혼자서 할 날이.

네가 기억할까. 내 어깨에 목말 탔던 걸?

우리가 던진 모든 공들을


그러니까 내가 널 안아도 될까?

언젠가 너는 혼자서 걷겠지.

나는 하루라도 놓치고 싶지 않다.

지금부터, 네가 다 자랐을 때까지.


브래드 앤더슨




사랑하는 리니에게.


엄마 품을 떠나 신나게 세상을 누비는 딸아.

어느새 한 손에 포옥 안을 수 없이 커버린 너를 보면 깜짝깜짝 놀란단다.

때로는 엄마 품에 꼭 안겨 있던 네가 그리워.


왕거품 욕조에서 보드라운 피부를 맞대며 놀던 그날.

엄마와 몇 시간 떨어져서 엄마를 찾던 네가  엄마를 보자마자 앙~ 하고  뛰어오던 그날.

네 딴에는 최선을 다해 뛰었겠지만 겨우 아장아장 하던 너에게 무리였는지 그만 넘어지고 말았지.

한걸음에 달려가 엄마는 너를 꼭 안았단다.


엄마품에 안겨 그제야 안심한듯 울면서 잠들었던 너와 평생 떨어지지 않고 싶다고 생각했단다.

엄마가 좋아하는 보라색 잠바를 입고, 보라색 나비 신발을 신었던 너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게 그려져.


그때 충분히 안아주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많이 부족했던것 같아.

지금도 언제든 너를 안아줄 수 있지만 ... "네가 안기고 싶을 때".. 로 기다릴게.

여전히 엄마의 품이 그립지만 자존심 때문에 때론 은근슬쩍 뒤로 빼는 너를 존중해줄게.


린아. 잊지마.

언제든 엄마는 혼자서 걷다 넘어진 너를 달려가 안아줄 것이고,

네가 필요할 때 보살펴줄게.


이제 더는 책을 읽어줄 일도, 신발끈을 묶어줄 일도, 머리를 감겨줄 일도, 네 손가락과 발가락을 세줄 일도 없겠지만 지금 엄마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할게.


미역국이 너무 맛있었어? 엄마가 또 끓여줄게.


일상의 하루 하루의 작고 사소한 행복을 너에게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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