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때 연애할 때 100일, 30대 때 아이들 100일을 축하해보고 근 10년 만의 일이다.
40대 때도 100일을 챙겨보는 기쁨을 누려본다.
8월 16일을 시작으로 소소하지만 의미 있는 브런치 작가로 산 100일
때마침 브런치에서도 멋진 선물 이벤트를 준비해줬다.
결산도 해주고, 선물도 주고.(100일만에 누적 뷰 18.5만!우와)
"고마워요 브런치!!"
여전히 내게는 무색하기도, 어색하기도 한 "브런치 작가"로 산 100일
얼마 전에는 브런치 카카오톡 채널 보드에 연속해서내 글이 2개나 소개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하고
다음 홈앤 쿠킹에 2번, 다음 브런치에 1번, 브런치 메인에도 글이 소개됐다.
아직은 습작인 글들이 세상에 소개되었다.
심지어 조회수가 10만이 넘은 글도 있다.
(처음에 브런치에서 알림이 올때마다 너무 놀라가지고 심장 내려앉는 줄 알아서 알림은 껐다 ㅡ.ㅡ 그래도 자꾸 확인하게 된다^^;;;)
처음에는 마냥 기쁘고 설레었다.
정식 '작가'로 데뷔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가득했다.
매일 도서관에 들려 출간된 수많은 책을 보고, 제목을 보고, 표지를 보고 냄새를 맡았다.
가을 낙엽 냄새만큼이나 도서관의 낡은 책 냄새도 함께 했다.
따뜻한 위로의 냄새 속에 언젠가 나도 이 책의 진열대 구석 언저리라도 차지할 수 있을까 황홀한 상상을 해보았다.
그러다.... 이렇게나 많은 책이 세상에 존재하는데 굳이 나까지 얻을 필요가 있을까?
나무에게 미안한 마음도 생긴다.
여기저기 브런치가 열심히 소개해줘서 많은 분들이 내 글을 보았지만 반응이 핫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더 깊은 좌절과 우울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생각이 많아진다.
"주디 리브스"가 글쓰기에도 훈련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피아니스트, 운동선수, 연기자, 화가 모두 고된 훈련을 하는데 글쓰기만큼은 왜 재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버려진 수많은 원고 더미와 좌절을 경험해본 수많은 작가 지망생도 손가락에 피눈물이 담겨 있다고. 운동선수처럼 글쓰기 근육을 키우라고 말한다.
(365일 작가 연습, 주디 리브스 지음/김민수 옮김, 스토리휴)
"그래! 난 아직 첫 시작이잖아. 이제 겨우 100일이야.
100일 된 아가는 이제 세상을 향해 관심을 보이고, 뒤집는 연습을 수도 없이 해!
나도 머릿속에 수도 없이 글감을 떠올리며 이리저리 뒤집는 연습을 하고 있어.
돌쟁이 아가도 첫 발을 떼고 바로 달릴 수 없고 수도 없이 넘어지잖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발 한발 내딛는 기쁨을 누리잖아.
첫 1년은 나도 수도 없이 넘어지고 기다가 걷다가 엎어졌다 할 거야.
그러니...
오늘의 나만큼... 조금씩, 틈틈이, 짬짬이 글을 써보자. "
"서두를 필요는 없다.
반짝일 필요도 없다.
자기 자신 외에는 아무도 될 필요가 없다."
-버지니아 울프-
p.s 100일의 여정은 "상담하는 쏘쏘 엄마"와의 합작 "사춘기 부모지만 그림책이 보고 싶어"에서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