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20대의 사랑-A

사랑의 형태 04

by 민돌

29살 나이에 비해 나름 4번의 적은 연애 경험이 있는데 그중 2년 반, 3년의 두 번의 연애는 꽤나 영향이 크고 긴 시간이다.


제대로 된 첫 연애는 21살부터 시작된다. 10월 내 생일에 소개를 받아 친구들과 같이 술을 먹게 된 4살 많은 사람. 프로필 사진이 바디 프로필 사진이어서 연락의 첫 기억은 ‘무서운 사람 아냐?’했던 기억이 있다. 그땐 지금처럼 바디프로필을 유행처럼 찍던 때가 아니었기 때문에.., 앞으로 편하게 A라고 하겠다. 그 뒤로 둘이 몇 번의 데이트를 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사귀게 되었다. 아마 그때부터 이상형이 생겼던 거 같다. 뚱뚱하지 않은 타고난 덩치가 큰 사람


3개월 간의 짧은 연애를 하다가 해가 바뀌고 헤어졌다. 내 잘못이었다. 돌아보니 20대 초반엔 내 시간, 내 생활 방해받는 게 싫어 나름 싹수가 없는 연애를 했었지만 그 행동이 상대에게는 상처가 된다는 걸 느끼게 된 이후에는 1년 넘게 연애를 하지 못하다가 다음 해 A의 소식을 듣게 되고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같은 동네 사람이어서 자연스럽게 친구들 무리와 함께 다시 만나게 되었고, 자주 술자리를 가지다가 23살에 다시 사귀게 되었다.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진 모르지만 그도 나도 다시 만나게 된다면 ‘결혼’을 하게 될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이 사람이랑 결혼을 할 거다!’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연애를 했다. 정말 매일 보고 싶어서 한 달에 25일 이상을 만났던 거 같다. 집도 가깝고 그의 친구들과 내 친구들이 모두 아는 사이로 엮여있어서 텀을 두고 만나거나 안 만나야 할 이유가 없었다.


싸우게 되는 날에는 헤어지게 될까 봐 전전긍긍하며, 화해할 때까지 눈물로 밤을 지새우기 일쑤였고 나는 보통의 사람들보다 눈물이 많은 사람이어서 스스로 더 힘든 다툼을 하기도 했다. 지금은 다시 하라고 해도 못 할 만큼 어떻게 그렇게 불같이 연애하고 싸웠는지 모르겠다.


대부분 재밌고 행복한 시간들로 기억되지만 화가 날 때 순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서로 불처럼 싸우고 상처 주고 상처받은 기억들도 행복한 기억만큼이나 많다. A는 모두에게 좋은 사람으로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친구와 술을 좋아하고 무심하지만 은근히 섬세한 사람이었고, 오토바이를 좋아하는 사람, 생각보다 겁이 많은 사람. 자기 사람에게 아끼지 않는 사람.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 확신보다는 불안을 주는 사람.


내 연애의 모든 처음을 함께 한 사람이다 보니 지금 생각해 보면 여러모로 어린 나로 인해 많은 상처를 받았겠다는 생각도 든다. 불안하다는 이유로 의심을 했고, 때문에 자유롭지 못했을 것 같다. 그렇게 같은 방식과 같은 모양새로 연애를 이어갔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힘들어도 절대 놓지 못하는 나와 싸우거나 힘들어지면 헤어지자고 했던 A. 더 잦아지는 다툼에 서로 실망하고 슬픈 일들이 많아졌고 내 잘못으로 인해 시작된 싸움으로 반나절 정도 헤어지는 일이 있었다.


처음으로 겪는 이별 비슷한 시간에 진짜 가슴이 아린다는 게 이런 거구나 하며 밤새 울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게 하루 만에 다시 재회를 했고, ‘이 사람이랑 진짜 평생을 함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부터 인생 처음의 권태감이 찾아왔고 당시에는 인지하지 못했지만 아마 그때부터 무의식 중에 마음이 식으면서 정리를 시작했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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