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20대의 사랑-B

사랑의 형태 05

by 민돌

지금부터 적게 될 이야기는 여러모로 내가 살면서 가장 잘못한 행동이라고 인지하고 있는 일이다.


A와 만나는 중에 회사에 새로 입사한 B를 알게 된다. 당시에 A는 내가 평생을 함께 할 사람이다.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남자에게 단 한 번도 관심을 가져본 적 없던 시기였다.


그 당시 함께 일하던 동료들이 다 또래로 퇴근을 하면 다 함께 자주 술자리를 갖고 정말 재밌게 회사를 다녔었다. 그렇게 자연스럽고 편하게 친해지던 와중에 B에게 호기심이 생기게 되는 계기가 생겼다.


운동은 하지 않았었고 잦은 외식과 술자리로 인해 살이 찌기 시작했고 전과 다른 외모로 변해가는 내 모습을 보면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는데 회사 사람의 부정적인 외모 언급으로 마음이 많이 상했던 날이 있었다. 그날도 동료들과 퇴근 후에 술을 먹다가 외모에 대한 말을 들은 게 너무 속상했다고 하소연을 했는데 B가 “oo아 너 예뻐.”라고 해준 말에 오랜만에 누군가에게 설렜었던 거 같다.


아무래도 긴 연애기간 동안 설렘이나 외모에 대한 칭찬이 줄어들면서 예쁘다는 말을 들어본 게 언제더라 싶은 생각과 동시에 내가 다른 사람에게 설렐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어서 나 스스로에게 충격을 받기도 했다.


아무튼 그렇게 권태감과 설렘이 마음 안에 공존하게 되면서 헤어짐 결심을 하게 된다. A와 완전히 끝을 내기 전 복잡하고 어지러운 마음에 처음으로 술에 취해 연락이 되지 않았고, 이틀간 그의 속을 썩인 뒤 헤어짐을 말하게 되었다.


그렇게 일주일 뒤 B와 연인이 되었다. 사실 일주일 이상의 혼란스러운 감정에 마음이 너무 힘들었고 다시는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으리라 다짐을 하고 또다시 진심을 다하는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다.


헤어지고 2주 뒤 A가 나를 붙잡으러 집 앞에 왔었고, 처음으로 우는 그의 모습을 보고 흔들렸지만 다시 만나더라도 굳건하지 않을 관계가 될 걸 알기에 A와는 그렇게 진짜로 끝이 났다.


B와의 연애 기간 동안에도 참 요란한 일들이 많았지만 역시나 열정적으로 연애를 했고 정말 진심을 다해 좋아하는 만남을 이어갔다. 25살, 26살에 만나 28살, 29살에 진짜 끝이 난 관계.


만나는 동안 처음으로 온전한 안정감을 느껴서 행복하다고 느꼈고 끝나게 될 줄 몰랐던 관계였지만 허탈하게도 그의 바람으로 끝이 났다.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영향을 준 A와 B와의 사이에서 온전한 이별을 겪지 않고 이상하게 시작된 관계였다고 생각해서 바람이라는 배신을 마주했을 때 내 잘못이 나에게 돌아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극복해보고자 했으나 상대의 마음과 내 마음이 같지 않았고, 이 후로 관계를 놓지 못하는 나와 일상이 거짓말로 점철된 그의 9개월. 이 시간 동안 서로 바닥 그 이상을 보게 되고 폭언, 폭력적인 행동들을 보여주며 더 많이 다쳤던 거 같다.


그 뒤 나는 1년 간 상처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우울한 감정의 늪에 빠진 삶에 살게 된다. 사실 20대의 연애 이야기에 대해 짧게 적기까지 2개월이 걸렸다. 겉핥기식으로 적는 이런 글에도 너무 힘들었지만 꽤나 많이 무뎌졌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내 20대의 사랑-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