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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돌 Aug 17. 2023

바차타를 잘 추고 싶었다

블랙 주의보



















































































이 세상 지구 어디건 이상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살사를 추는 곳에도 당연히 존재한다.

게다가 남, 녀가 함께 손잡고 춤을 추는 곳이니 많은 주의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춤 판에선 그런 사람을 ‘블랙’이라고 부른다.


블랙은 살사, 바차타 모두에 존재하는데 바차타라는 춤 자체가 살사보다 스킨십이 있다 보니

이곳에서 만나는 블랙은 기분 나쁨의 난이도가 훨씬 높다.

그나마 구 바차타 시절에는 남녀가 마주 보고 춤을 추고 실제로 스킨십을 하게 되는 곳이

양쪽 팔과 어깨, 무릎 정도가 다였지만 (자기들이 좋아서 전신 밀착해서 추는 것도 물론 가능하다)

요즘 유행하는 센슈얼 바차타는 웨이브도 많아지고

남자가 여자 뒤로 가서 추는 동작들이 생겨 정말 많은 주의가 필요한 춤이 되어버렸다.


어디서 블랙이 나타날지 모르는 위험한 환경이기에 최대한 우리 동호회 내에서 추려 노력했으나

우리 동호회가 아닌데 동호회라고 속이는 사람, 얼굴이 낯익은 것 같아 췄으나 그냥 변태인 경우,

우리 동호회의 수업을 들으나 동호회가 아닌 이상한 사람인 경우 등으로 봉변을 당해버렸다.


얼마 전엔 하루 만에 4~5단 블랙 콤보를 당해버리고 말았다.

이 억울함과 설움은 말로 표현할 방법이 부족할 정도이다.

춤 자체를 그만 추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블랙 때문에 나의 유일한 취미를 포기하긴 너무 아깝다고 판단했다.

바차타를 안 추면 안 췄지 이젠 나 스스로를 보호하며 매우 보수적으로, 아는 사람과만 조금 추기로 마음먹었다.


블랙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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