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돌 Oct 05. 2023

왜 쳐다보는 거야...?

닫혀 있던 마음




































































나는 평소 앉으나 서나 사서 걱정하는 성격에 소심 & 내향적 성향을 타고난 사람이다.

유럽 여행을 시작하려다 보니 맘 속 깊은 곳에서 인종차별이 걱정이 되었었다.

코로나를 지나며 아시안에 대한 불만이 더 커지지 않았을까 싶어서였다.

긴장하며 첫 발을 내디딘 독일에서 지하철 입구를 찾아 헤매는 우리 부부를

저 멀찍이 어떤 여자분이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어리버리한 아시안을 한심하게 바라보는 건가?라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와 눈이 마주치자 기다렸다는 듯 ‘혹시 도움이 필요한가요? 뭘 도와줄까요?‘라고 물어봤다.

지하철 패스를 끊는 키오스크에서도 내가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까 지켜보던 독일 아저씨가 있었고

그 아저씨는 도움을 주고도 마지막까지 표를 잘 끊는지 한 발자국 떨어진 뒤에서 쳐다보고

내가 마침내 표를 손에 쥐었을 때 웃으며 유유히 사라졌다.

단지 독일인의 친절이었을까?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 같은 일은

파리에 넘어와서도, 남 프랑스 한 달 살기 도시에 도착해도 끝없이 이어졌다.

주변이 너무 신기하고 예뻐 주변일 둘러보며 걷느라 정신이 팔려 있었는데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던 아저씨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길을 잃었냐며, 어디를 찾고 있냐고 물어봤었다.

인종차별을 걱정하던 내가 부끄러워지던 순간들이었다.


세상은 보고자 하는 만큼 보이고, 열린 마음만큼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다.

닫힌 마음으로 애초에 접근하려 하지 않았던 나는 딱 그만큼 세상이 보였던 것이다.

분명 세상엔 인종차별이 존재하고 부끄러운 짓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렇지만 그 사람들 보다 훨씬 많은 좋은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 사람들이 세상을 만들어간다.

나는 과연 세상을 어느 만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두 번째 세계여행 시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