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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돌 Oct 17. 2023

티끌 모아 태산

프랑스 이야기 2



























































































애주가로서 프랑스 한 달 살기를 앞두고 기대하던 것 중 하나가 ‘와인’이었다.

한국에서 데일리로 마시던 1만원대 와인이 유럽에선 몇 천 원이면 구매 가능하다는 소문을 들었었고

한번 와인을 마시면 한 병만 마시지 못하는 나로서 가성비 좋은 와인을 실컷 마실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 때문이다.


프랑스에 도착해 들러본 식료품점의 와인 코너는 대단했다.

아무리 작은 슈퍼라도 한 벽면을 넘치게 가득 채운 와인이 있었고 대형 마트는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였다.

와인을 좋아하지만 디테일한 맛은 잘 모르기에 나 같은 막입에게는 진짜 천국 같은 곳이었다.

듣던 대로 2~3유로대의 와인도 많았고 20유로 이상의 와인들은 마트 매대의 상단에 고급스럽게 배치되어 있었고

야심 차게 3유로대의 와인을 집어 계산하고 숙소로 돌아와 기대감 넘치게 코르크를 열었다.

‘어라? 맛이 왜 이러지?‘ 프랑스 와인의 첫맛은 한국에서 데일리로 마시던 만 원대 와인보다 별로였다.

‘아니야 이럴 리 없어! 뭔가 잘못된 거야! 별로인 게 걸릴 수도 있지~ 다른 걸 사보자!’

그렇게 두어 번의 시도를 더 해봤지만 끊임없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이제 현실을 직시해야 했고 신랑이 유튜브를 보며 속성 와인 공부를 했다.

1. 정면 라벨에 ‘made in france'라고 적혀있는 것을 피하라. 맛에 자신 없으니 프랑스를 강조한 것이다.

2. 5~7유로 정도의 가격은 줘야 맛있는 걸 고를 수 있다.

3. 지역이나 만든 사람을 강조한 와인이 맛있을 확률이 높다.

여기에서 1, 2번을 중점으로 서치 해 마셔보니 가성비 좋은 괜찮은 와인을 고를 수 있었다.


속성으로 프랑스 와인 고르는 방법을 습득하고 지역별로 이거 저거 찾아 마시며 매일 저녁 행복한 시간을 보냈고

현재 소득 없이 여행을 떠난 장기 배낭여행자 부부는 7유로의 티끌이 태산이 되는 기적을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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