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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온 Dec 27. 2017

심리극과 집단상담

심리극 디렉터의 시선으로


시간 속에 살다 보면 만난다.
기억, 사람, 장소...

시간이 흐르면서
예전과 다른 느낌을 받는다.

예전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변한다는 것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시도'하는 것이다.



상담자의 정서적 경계와 한계

집단상담 리더는 집단상담 과정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경험할 수 있다. 그 중 하나는 '정서적 경계'와 '한계'이다. 2012년 이후 교육부 지원 아래 중학교 대안교실을 운영하면서 집단 리더들은 다양한 심리프로그램 또는 집단상담에서 수업시간을 벗어난 아이들을 만난다. 여기서 말하는 수업시간을 벗어난 아이들은 '수업에 방해가 되어 담당교사에게 방치된 대상이다.


아이들은 선생님에게 방치 되었고,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무시받고 있는 현상이 계속 반복되어 온 것이다.  최근에 필자도 수업에 이탈된 아이들 10여명과 집단상담을 진행했다. 문제는 대상자들이 '주의집중'이 안된다는 사실이다. 구조화되어 있는 집단상담 프로그램 내용으로는 진행조차 안되고, 리더와 라포조차 형성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체 12회기 중 5회기가 진행된 상황에도 '주의집중'은 되지 않고, 참여자들 간 잡담과 농담, 바닥에 들어 눕거나, 창문을 열고 고성방가. 가장 좋은 조건은 동질집단과 이질집단을 나누어 집단상담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적절한 내용으로 집단을 꾸리는 것이 좋다. 그러나 현실은 예산에 맞게 하다보니 많은 수의 아이들이 한 교실에서 한 명의 리더를 만난다.


리더는 지금 이 순간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나누는 시도를 한다. 역시나 참여자들은 리더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만큼 서로간에 이야기를 나눈다. 리더는 이미 전경에서 배경으로 묻힌 상태다. 전체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선생님도 아이들의 특성과 기질, 상황을 알고 있으나 프로그램에서 기대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한다. 학교는 교실에서 '떠드는 아이들'을 잠시나마 어딘가에 대피시키고 나머지 아이들을 보호하고 싶은 마음도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집단리더는 이미 집단상담이 아닌 '시장통(?)'처럼 된 상황에서 알아차림이 있어야 한다.


학지사 Thomas M Skovholt 저의 '건강한 상담자만이 남을 도울 수 있다.'에서는 이와 같은 현상을 이야기하고 있다.자신이(상담자)이 완전히 소진되지 않도록 경계를 설정하는 것을 배우는 것은 상담자들의 경력이 어느 정도 쌓이고 나서야 가능한 일이다. 스톤(stone, 1988)은 이러한 배움의 과정을 "영웅 신드림"이라 부른다.


배테랑 상담자들은 배테랑 운동선수처럼 자신에게 적합한 속도로 배워서, 결정적인 순간에 대비할 준비가 항상 되어 있고 그렇지 않은 순간에는 한걸음 물러설 준비가 되어 있다. 어떤 상담자는 그러한 적절한 수준을 발견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상담자는 결국 사람이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 자신을 도구로 사용하지만, 그 과정에서 정서적 경계가 무너지고 한계점에 이른다면 말해야 한다. 상담이나 프로그램을 의뢰한 사람들은 '상담자'에게 때로는 '환상적 기대'를 하기도 한다. '환상적 기대'는 결국 현실을 위해 적정수준에서 조절되어야 한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초심 집단상담자는 한계를 말하는 것을 자신의 능력치를 밝히는 것처럼 인식한다. 상담자가 자신의 정서적 경계와 한계를 인식하고 표현하는 일은 단, 장기적으로 상담자 자신을 보호하고, 의뢰한 사람들에게 지금의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결국 서비스를 받는 수혜자들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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