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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온 Jun 15. 2017

견뎌준다는 것

심리극 디렉터 시선으로


내가 왜 그런식으로 생각하고 느끼는지를 배우는 것, 즉 문제의 원인과 원천을 배우는 것은 갈등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 Yalom, 1975:84


스스로 숨쉬도록 기다려준다.
심리극을 배우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중에 하나는 "주인공 보다 반 발자국 뒤에서"라는 말이다. 자발성이나 에너지 수준이 낮은 경우 어떤 심리극 디렉터는 이끌어 가기보다 끌고 가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나름 그도 사례 개념화 안에서 촉진한다고 하지만, 그 과정에서 놓치는 단서들이 꽤 많을 수도 있다.

안전하게 장면을 만들고 기다려준다.


힘을 스스로 경험하게 한다.
나는 주인공에게 권한을 주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주인공은 때로 반발자국 뒤에 서 있는 나를 힐끔 보는 경우도 이따금씩 있다. 나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고 스스로 어떤 시도를 하고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 살핀다. 나의 드라마를 본 어떤 이는 심리극 디렉터가 강력한 리더십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평했다.

주인공에 따라 자율성으로 느끼는 선택의 권한은 어떤 이는 삶의 경험에 따라 불안함이 높게 느끼기도 하는 모습도 관찰했다. 그럴 때일수록 주인공의 삶 안에서 안전지대를 만들고 결국, 스스로 하도록 돕는다.

내 생애 가장 기억이 많이 남았던 집단이다. 느낌으로 남긴다.


심리극 안에서 시행착오는 좋은 경험의 길이다.
난 주인공이 스스로 시행착오 안에서 경험하길 바란다. 디렉터 역할로서 나는 주인공이 그 안에서 좌절하고 빠져 있는 순간에도 같이 머물러 주고 때가 되면 같이 다시 일어선다.

밤길은 참 위험하다. 블랙박스가 나의 길을 기억 해준다.


밤길에 운전을 하다 보면 전조등에 얼마나 소중한지 모를 때가 있다. 그저 있으니까 습관적으로 조작한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 아닌가? 고개를 들어 보면 얼마나 많은 기능과 힘이 자신에게 작동되고 있었는지 알게 된다. 심리극 안에서 난 사람의 자발성의 힘을 갈등과 심리적 외상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발견하게 된 경우를 보게 된다.


견뎌주면 스스로 힘을 발견한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괜히 생겨난 말이 아니다. 외상 후 성장이라는 말처럼 우리가 스스로 일어나고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지 발견하기 위해 냉정하지만 그 사람 반발자국 뒤에서 담담히 기다리고 서 있게 된다.

심리극, 안전하게 좋은
경험을 안내하는 일이다.


아주 오래전 나의 스승님은 다른 사람들에게 "너는 머리로 심리극을 하는구나."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었다. 나는 이 말을 신뢰한다. 심리극을 만든 모레노는 정신의학에서 집단 심리치료를 처음으로 만들어낸 사람이다. 현대적으로 해석한다면 '사례 개념화' 없이 안전한 치료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치료자는 집단원과 주인공을 안전하게 안내할 책임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심리극을 한다면서 흉내 내겠지만, 책임은 지려하지 않는다. 집단 과정 안에서 일어난 일은 심리극 디렉터가 책임을 져야 한다. 심리극 디렉터가 되는 일이 그래서 어렵다.


심리극 디렉터로 살면서 멋진 심리극을 경험했다.

심리극,
안전하게 좋은 경험을
안내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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