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처럼 협찬을 해주겠다는 연락이나 맞팔을 해주면 소통하고 지내자는 DM(Direct Message, 인스타 내의 매신저 기능)이겠거니 하고 성의없이 메세지를 눌렀다.
사진이 블럭처리되어 나오길래
'아, 공구 하라는 연락이구나' 싶었다.
팔로워 2만에 활동당시 게시물마다 좋아요가 700~1300개씩 눌리던 내 계정은 거의 1년간 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무슨 링크를 타고 들어온건지 모르겠으나 아직도 협찬, 광고, 공동구매 등의 제안이 들어온다.
하지만 사진이 뜨고 뒤따라 올라온 글을 본 순간,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안녕하세요! 저는 인스타에서 동영상 크리에이터로 활동중인 황윤미입니다!
대체 어떤 광고주가 자기소개부터 하고 시작을 한단 말인가. 뭐가 됐건 이 사람에겐 성심성의껏 대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용을 읽다보니 광고주가 아닌, 내 브런치 구독자라는 걸 알게됐다!
"민듕쌤의 브런치를 다 읽고 너무 공감되고 힐링이 되어서 감사메세지를 드리려고 디엠을 보냅니다."
심장이 묘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좋아하던 사람한테 사랑고백을 받은 것도 아니고, 사랑하던 사람에게 이별통보를 받은 것도 아닌데, 내 심장, 왜이러지?
장문의 DM내용은 내가 글에 모두 담았던, 30대 초반까지 내가 해왔던 고민들이 그대로 담겨있었다.
- 저를 최상의 가치로 유지하는 게 너무 지쳐요.
- 평생의 동반자를 너무 찾고싶어요.
- 나이가 들면 더 어려워질 것 같아요.
- 자신감을 잃어갑니다.
[연세대 나와서 필라테스 강사 합니다만]을 연재하는 과정에서는 독자들의 관심을 그리 얻지 못했었다.
어쩌다보니 "내 두번째 와이프가 되어줄래?"이 글이 제목의 자극성 때문인지 다음 메인에 걸려 조회수가 폭발하기는 했으나 다른 글들은 [가난한 자유를 얻어보기로 했습니다]보다 훨씬 뒤쳐지고있었다.
그래도 흐름으로 진행되는 스토리 연재를 얼른 끝마치자 생각했고, 마지막화를 올린 그날 밤 브런치북으로 엮어 냈는데 때마침 그즈음 마지막화의 조회수가 폭발하면서 바로 6위로 등극된 것이 아닌가!
글을 적다보면자꾸 소심해져서
"너무 내 개인사를 구구절절 적는 게 아닐까?"싶어 불필요한 내용들을 지워보려고도 했지만 그러면 흐름이 깨져버려 어쩔 수 없이 구구절절 다적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결과, 내 글로 위안을 받는다는 분들이 생겼다니.
대학시절 자신의 상황과 너무도 똑같았다는 독자와, 남편을 만나기 전 모든 고민들이 자신과 똑같다는 독자까지. 내 글이 이렇게 많은 분들께 공감을 받을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는데마음이 울컥했다.
거의 1주일이 다 되도록 브런치북 2위를 유지하고있는 게 신기할만큼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나와 똑같은 고민을 하고있는 동생,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이 참 많다.
지금은 '행복학 개론'을 쓰면서 다양한 독자층을 염두에 두느라 연애에 관해서 집중적으로 쓰지 못하는 게 내심 아쉬웠다. 하지만 내 글은 원래 30대 여자들이 가장 많이 읽는 글이 아니었던가!연애나 결혼과 관련해서 저장해둔 3개의 글을 마음껏 발행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내 행복학 개론은
1. 사랑과 관계에 관하여
2. 돈에 관하여
3. 행복한 일상에 관하여
이렇게 크게 세 파트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부디 내 글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강압적이지도 않은, 개인적인 이야기가 되어 지금도 미래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을 2030, 나아가 40에게도 도움이 되어보길 바라본다.
독자의 글과 이름은 인스타그램 윰온니 @yoom_niverse 에게 인용 허락을 받고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