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몸에 근육이 없는데다 측만이 많이 진행된 상태라 몸을 똑바로 세우고 앉는다는게 불가능 할 정도여서 병원에서는 교정기 착용을 권했다.
자기딴엔 똑바로 앉았다고 생각해도 내 눈엔 한쪽으로 한껏 기대어 있을 뿐.
대부분 2~3개월 내로 개선이 되는 것과 다르게 Selly는 한순간에 좋아지지 않았다.
아직 성장 중인지라 잡아놓으면 틀어지고 잡아놓으면 틀어지고를 반복했고 특히 애들은 거울 속의 '나'를 잘 관찰하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심각한 상황에 놓일 때까지 틀어진 것 조차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몸에 대한 인지력이 부족했다.
그렇다고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한쪽으로 비죽 튀어나간 엉덩이가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 한발만으로 서있던 무게중심이 양쪽으로 분산되기 시작했다. 다리가 길었고 키가 빠르게 자랐다.
분명 나를 만나기 전엔 1년동안 키가 거의 같다고 했었는데, 이젠 너무 빨리 자라 무서울 정도였다.
처음엔 운동을 너무 힘들어 해서 누워서, 엎드려서 운동을 시켰다.
한발로 서서 중심을 잡을 정도의 근육이 없었고 앉으면 한쪽 엉덩이가 거의 닿아있지 않을만큼 들렸다.
그렇게 뱃속에서 갓 나온 아기가 자라나듯,
누웠다가
엎드리고
네발로 기는 자세에서
앉는 자세로
나중엔 서서 한발로 균형을 잡을 정도까지 몸이 잡혔다.
이젠 한눈에 봐서는 몸이 틀어졌는지 알기 어려울 정도. (하지만 지금도 운동을 조금만 쉬면 원래 몸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이제는 단단해진 하체와 코어 근육을 기반으로 척추 측만을 잡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1년 3개월만에 폭풍성장
O다리, X다리를 교정하면 다리가 긴다
다리 얘기가 나오니 O(오)자 다리와 X(엑스)자 다리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대부분 다리가 O자로 벌어진다고 걱정하며 내게 보낸다.
하지만 생각보다 오다리는 교정이 쉬운편. 힘을 줄 의지만 있고 꾸준히 운동만 하면 대체로 교정이 된다.
진짜 어려운건 X자 다리.
O다리의 경우 아이들은 대체로 무릎이 안으로 말려있다. (노인의 경우 연골노화나 골다공증으로 뼈가 동그랗게 휘기도 하지만 아이들 중에선 흔하지 않다.)
매번 다리를 꼬아 앉으며 대퇴는 안으로 말리고 다리 근육이 무릎을 잡아주지 못해 다리가 원래 펴져야 하는 것 보다 더 벌어지면서 O오자 형태를 띄게 된 경우, 다른 말로는 무릎의 Hyper extension, 과신전 이라고 부른다.
출처:bahamas, physio study
왼쪽: 무릎의 과신전 형태. O다리일수도 있고 X다리일수도 있다.
오른쪽: 무릎이 안으로 들어간 형태의 O다리.(가장 흔함) 교정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전문 용어로는 Coxa vara니 valga니.. 대퇴뼈의 각도에 따라 X자 다리와 O자 다리가 나뉜다고들 하지만 실제 내가 본 바로는 뼈의 문제보다 근육의 문제로 오다리가 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학술적 연구에 의한 비율은 아니지만 운동을 시키는 입장에서는 이렇다는 것이다.
그럼 O다리 교정은 어떻게 하는가?
아까 말한대로 말려 들어간 대퇴를 바깥으로 돌려주면서 엉덩이 바깥쪽, 허벅지 바깥쪽 근육을 키워준다.동시에 허벅지 안쪽 근육까지 같이 키워주면 오다리는 금방 교정된다.
이때도 엉덩이 얘기가 나오는 만큼 엉덩이 근육은 몸의 모든 정렬에 거의 절대적 역할을 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출처:alamy
발레의 1번포즈를 보면 발을 밖으로 돌리고 무릎도 함께 밖으로 돌려놓고있다. 대퇴를 밖으로 돌려주고 엉덩이와 허벅지 바깥쪽 근육을 키워주는 자세.
일반인의 경우 발을 이만큼 벌리면 절대 안되고 우선 45도정도만 벌어지게 둔 다음 엉덩이를 조여서 양 무릎을 바깥으로 돌리는 동시에 무릎을 붙여주는 연습을 한다. 하루에도 서너번 수시로 해주면 차도는 금방 생기지만 운동을 게을리하면 다시 O다리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꾸준함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다면 이제 X자 다리인데.
이건 내가 얘기하기 애매할 만큼 아주 까다로운 문제이다.
아까 위에서 잠깐 coxa vara, coxa valga를 언급했는데, 만약 정말로 O다리, X다리가 뼈의 변형에 의해 기인된 것이라면 뼈를 다시 잡아주지 않는 이상 교정이 불가능 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O다리를 가진 친구들도 정강이 바깥쪽을 눌러준다던가 고관절을 눌러준다던가 하는 식의 도수치료로 조금 맞출 수 있는 여지도 있지만 X자 다리야 말로 뼈가 비뚤게 자라나 틀어진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운동치료와 더불어 도수치료를 반드시 병행해야만 교정 효과를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나 눌러서 뼈가 교정될 수 있는 나이에는 제한이 있는 법.
성인 O다리는 어느정도 교정이 가능하다고 편하게 말할 수 있지만 X다리는 쉽게 대답하지 못할 만큼 어렵다.
지금이라도 자녀가 O다리나 X다리를 갖고있다는 생각이 들면 어린 나이부터 운동과 치료를 통해 뼈 모양을 잡아주어 바르게 자라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14세가 넘어가면 대체로 뼈가 굳어 관절만 상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
* 여기에 적는 모든 내용은 그저 참고사항이지 절대적 진리는 아니라는 점을 반드시 유념한 채 읽어주기 바란다.
다시 다리 길이로 돌아와 보자.
만약 성장기 어린이가 아닌 성인이 왔는데, 다리가 너무 짧아서 고민이라면 어떻게 해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