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한쪽 엉덩이를 쭉 빼고 서있었고 측만이 상당히 진행되어 한눈에 보기에도 비뚤은 몸이었다.
“척추 측만이 심하긴 한데 하체의 힘부터 잡아야 할 것 같아요."
해야 할 게 너무 많은 몸이었다.
척추 측만을 개선하고 싶다고 해도 비뚤어진 하체 위에 척추만 세운다고 해결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청소년기 여자아이의 관심사는 역시 외모.
“제 친구 중에 발레 하는 애가 있는데 다리가 엄청 길더라구요! 근데 저는 다리가 왜 이렇게 짧아요?”
본인은 다리를 짧게 타고났다고 생각하겠지만 내 눈엔 전혀 그렇지 않았다.
다리 한쪽은 거의 쓰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짝다리로 서있고 엉덩이는 근육을 쓸 줄 몰라 전체적으로 엉덩이가 쭉 빠져있는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다리가 성장하기 쉽지 않은 자세인 데다 엉덩이까지 내려앉으니 갖고 있는 다리 길이마저도 더 짧아 보였다.
(Before & After 사진은 맨 마지막에)
키울 것과 키우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하는 몸
성장기의 몸은 키워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구분한다.
만약 다리가 O다리라고 생각해 보자.
그 상태로 다리가 길면 휘어진 각도는 점점 심해질 터, 그 탓에 심한 O다리를 갖고 있는 경우 다리가 잘 길지 않아 상체만 긴 모습을 쉬이 볼 수 있다. (어린 시절 휜 다리가 심한 경우 성장에 불균형이 온다고 알려져 있다.)
이 학생도 비슷했다.
틀어진 골반에 비뚤어진 척추탓에 키가 잘 자라지 않고 있던 것.
출처:methodwellnesspt
사진보다 심한 측만으로 병원에서 교정기 착용을 권할 정도였다. 그러나 내게 오기까지는 측만이 있는지도, 자세가 틀어진지도 몰랐다고. 모든 교정의 시작은 틀어짐을 '아는 것'에서 출발한다.
운동을 시작하고 한동안 자라지 않던 키가 다시 크기 시작했다.
처음엔 자기가 반에서 키가제일 작은 편이라고했지만 1년 뒤 나를 넘어섰고, 또 1년 뒤엔 어머니의 키를 훌쩍 넘어섰다.
키에 대한 걱정이 무색해 보일 만큼 (미국나이)13살인 지금도 잘 크고 있다.
짧은 다리를 길게 만드는건 두 가지 개념이 들어간다.
1. 처진 엉덩이를 올려 다리가 길어 보이게 하는 것.
2. 골반 주변의 근육을 잡아 진짜 다리가 길 수 있게 받쳐주는 것.
성인의 경우 1번만 할 수 있겠지만 성장중인 아이라면 2번의 경우를 우선해야 한다.
하지만 2번을 하면 알아서 1번은 따라오니 이중으로 다리가 길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Do you still think you have short legs?”
아직도 다리가 짧은 것 같아? 라고 물으면 이제
“Um.. oh, no.” 아니라고 귀엽게 대답한다.
자기 관찰의 중요성
이 대답에 ‘Oh'가 들어간 이유가 매우 중요하다.
회원들에게 항상 묻는다.
“골반이 틀어진거 보이세요?”
라고 물으면 거울을 한참 들여다 보다가
“글쎄요.. 모르겠는데요..” 라고 대답한다.
내 눈엔 좌우 골반의 높이가 2cm이상 차이날 정도로 심각한 상태지만 본인에겐 보이지 않는다.
이유는 ‘본 적이 없기 때문.’
나와 운동을 오래 배운 사람들은 몸을 보는 눈도 갖게 된다.
“골반 틀어지고 허리가 내려앉아서 짧아진 거 보이시죠?”
맨날 모르겠다고 대답하던 분들도 어느 정도 지나면 알아챈다.
“어머 어머, 그러네? 지난주만 해도 안 이랬는데.. 다리를 많이 꼬고 있어서 그런가봐요..”
이런 자기성찰적 관찰이 변화의 시작인 것이다.
백날 골반 높이 맞춰주는 운동을 해 봐야 집에가서 5시간씩 다리꼬고 앉아 있으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자신이 어떤 자세를 취하고 그 자세가 내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깨닫기 시작하면 굳이 잔소리 안해도 알아서 고치기 시작한다.
출처:theepochtimes
골반을 교정하는 prone back extension(엎드린 등 폄) 자세. (사진은 허리만 과하게 핀 상태이므로 허리에만 부하가 가지 않도록 주의하자)
명치부터 골반, 치골(배에 표시한 파란선)까지 골고루 바닥에 붙이는게 중요하다. 많이 들기보다 내 몸이 좌우로 똑같이 힘을 쓰는지, 어딘가 뜨지 않는지 체크하는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 틀어진 자세 교정뿐만 아니라 디스크 재활에도 매우 효과적인 Mckenzie운동과 유사하다.
<운동 단계>
레벨1. 양 손을 이마 아래 바닥에 댄 채로 무릎만 바닥에서 살짝 든다.
좌,우 골반과 치골이 바닥에 모두 붙어야하며 배꼽을 집어넣고 명치는 바닥에 붙이자. 몸이 올라오지 않는 것 같아도 괜찮다. 평소 허리가 말려있는 경우 허리가 살짝 뻐근할 수 있지만 다리가 과하게 저린 경우 중증 디스크를 의심해 봐야 한다.
레벨2. 가능하면 양 다리를 들자.
엎드린 자세에서 양 다리를 상체 틀어짐 없이 들 수 있다면 매우 훌륭하다. 이 때에도 허리만 꺾어선 절대 안되고 명치부터 치골까지 바닥에 붙이는 것에 집중하자. 엉덩이 윗부분과 허리 아랫쪽에 자극이 와야한다.
레벨3. 이 모든게 가능하면 사진처럼 상체도 들어올린다.
상체를 들 때 승모를 사용하지 않도록 어깨를 귀에서 멀어지게 내려주는게 포인트. 잘 안되면 2번까지만 해도 충분하다.
이 자세는 모든 운동을 하기 전 불균형을 잡는 것에 사용된다. 엎드려서 이 자세를 정확히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은 서서도 동일한 정렬을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