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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듕쌤 Jun 29. 2023

가난한 자유를 얻어보기로 했습니다-에필로그

브런치 작가를 신청하며 처음으로 연재를 구상했던 [가난한 자유를 얻어보기로 했습니다]가 12화를 끝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전체 글의 반 정도는 약 3년 전, 신랑을 처음 만나 연애를 막 시작했을 즈음에 브런치에 저장해 두었던 글들을 재구성한 것들이고 나머지 반은 연재하는 중간중간 추가한 것들입니다.


과거에 적어두었던 글들을 읽으며 스스로가 추억에 젖기도 했고 눈물 흘리기도 했으며 가슴이 아리기도 했을 만큼 제 감정을 모두 솔직하게 드러냈습니다.


그래서인지 '명문대를 다니며 자존감이 바닥을 쳤다'라는 글을 올린 뒤엔 가족들의 위로문자를 연달아서 받기도 했어요. 몰라줘서 미안했다고. 잘 자라주어서 고맙다고요.


지금은 웃으며 이야기하지만 사실 그때의 전 절망에 빠져있던 것이 사실이니 마음을 잘 전달했다고 해야 할까요?


솔직한 제 감정에 가족들 외에도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시고 구독해 주고, 댓글도 남겨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라요.



사실 브런치 연재를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제 필라테스 일기, [필라테스 한 스푼 얹었을 뿐인데]를 발행할 공간을 찾기 위해서였습니다.


책으로 발간하기에는 많이 부족한, 그렇지만 제 노트북 속에만 존재하기에는 아까운 저의 필라테스 일기를 세상에 내놓고 싶었어요.


수년간 발전시킨 제 필라테스 이론이 누군가에게는 간절하게 원하던 해결책이 될 수 있으니까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신랑에게 의논하니 '브런치 작가가 되어보는 건 어때?'라고 조언을 해주었고 그 길로 과거에 써두었던 글들을 재구성하여 작가신청을 한지 딱 하루 만에 승인이 떨어졌답니다.


제가 인플루언서여서였는지, 아니면 이야기의 힘이 전달이 잘 되었는지 이유는 모르겠습니다만 이것을 계기로 나름의 작가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브런치에 글을 저장해 두고, 저장해 둔 글을 발행하고를 틈틈이 이어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작가활동 딱 한 달 만에 구독자가 100명이 되었지요.


제 글을 누군가가 꾸준히 읽어주는 것이 감격스러우면서도 부담감이 느껴져 초반에 올렸던 글들을 대폭 수정하기도 했어요.


혼자만 쓸 때는 마구 써 갈기던 내용 중에 세상에 드러내면 안 될 것 같은 게 조금씩 보였거든요 ㅎㅎㅎ


지금은 글을 발행하기 전에 혼자만 간직하는 게 좋을 것 같은 부분을 과감하게 삭제한 뒤 발행을 합니다.





앞으로의 연재 방향은 이미 정해두었어요.


필라테스 일기[필라테스 한 스푼 얹었을 뿐인데]를 계속해서 연재하면서 제 과거의 이야기를 다시 한번, 조금 더 자세하게 풀어볼까 합니다.



[가난한 자유를 얻어보기로 했습니다]에서는 후루룩 넘어가버렸던, 대학교를 졸업하고 대기업 회계팀 직원으로 일을 하다가 돌연 직장을 그만두고 필라테스 강사를 하게 된 그 모든 일련의 과정을 말이지요.


그 안에 제가 겪었던 좌절과 성취, 우울과 행복, 패닉과 포기 등을 모두 담아볼 생각입니다.


아마도 제목은 [연세대 나와서 필라테스 강사 하는데요?]와 같은 것이 될 것 같아요.


신랑에게 "제목이 너무 부정적이진 않아?"라는 질문을 던져보지만 결론이 쉽게 나지 않았습니다. 제목을 정하는 일은 언제나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글을 다 써놓고도 제목이 애매해서 발행하지 못할 때도 있으니 말이지요.


이번에도 제목만 정해진다면 1화 수정을 거쳐 바로 연재를 시작할 생각입니다. 벌써 8화를 쓰고 있으니까요 ㅎㅎㅎ 저는 무슨 자신감인지 자리에 앉으면 글이 그냥 후루룩 써져요. 흔히들 말하는 '내 글 구려병'같은 게 없어서 탈일 정도입니다.  신랑이 늘 "넌 정말 좋은 작가가 될 거야."라며 칭찬해 주는 이유 중 하나지요.


사실 전 글을 제대로 배워본 적도 없고 수능공부를 할 때도 언어영역 공부가 가장 어려웠던 사람이에요. 그런 제가 글을 쓴다는 게 저도 믿기지 않는데 영어든 수학이든 뭐든 교과서라도 많이 읽은 밑천을 영혼까지 끌어내고 있는 게 아닐까 합니다.





[가난한 자유를 얻어보기로 했습니다]를 통해 자존감이 바닥을 치기도 했고, 열등감에 괴로워하며 행복이 뭔지도 모르고 살던 제가 얽매이던 모든 것들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고 나와 비슷한 남자를 만나 평온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된 모든 과정이 독자들께 잘 전달이 되었기를, 이를 통해 절망에 빠져있는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 수 있었기를 바라봅니다.



부족한 제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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