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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나 플랫폼을 만날 때 피해야 할 실수 3가지

by 즐거운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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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콘텐츠 시장이 어렵다고들 많이 한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나아질까 싶었는데 아직 콘텐츠까지 신경쓸 겨를은 없는 것 같다.

그래도 나름 새 정부 정책 1순위가 AI이고 2순위가 콘텐츠였는데...


여튼 그래서 더욱 플랫폼이나 투자자가 중요해졌다.

결국 어떤 드라마도 기획개발만 계속해서는 소용이 없고, 결국 편성이 되어야 세상에 나올 수 있다.

반대로 기획개발을 해야하니 초기 투자도 중요하다.

좋은 시절에는 사전 제작 드라마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프로젝트들이 많이 망가지고, 힘들어지면서

요즘은 더 이상 안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프로듀서가 투자자나 플랫폼을 만날 때, 피해야 할 실수 3가지를 추려본다.


1. "OO잘 안다"형


주로 중소제작사 대표들이 많이 하는 멘트다.

플랫폼 담당자를 만나서는 'OOO 국장과 친하다. 자주 밥 먹는다.'라고 한다.

'OOO 감독과 형 동생 사이이다' 등등.

이런 멘트는 가급적 안하는게 좋다.

물론 그 친한 사람을 실제 업무에 쓸 수 있는 정도면 괜찮다.

예를 들어, 유명 영화감독이나 유명 배우라면 한번 프로젝트에 직접 제안해서 결과를 받아 볼 정도면 괜찮다.

하지만 그런 것도 아닌데, '그냥 누구 안다, 누구랑 친하다.' 이런 것은 솔직히 말하면 굉장히 없어 보인다.


최근에 어떤 예능하시는 분과 공동제작을 논의하는 중인데,

우리쪽에서 일본 유명 엔터회사에 투자의향을 받아왔다. 그랬더니 상대방이 "아 그 회사에서 일하는OOO아세요? 부사장인데. 우리 사촌형님이나 다름없는 분인데!"라고 하신다. 사촌형님이면 형님이지 사촌형님과 다름없는 분은 뭔가.

그리고 만약 그렇다면 그 인맥을 진작에 활용하지 왜 지금까지 활용 못했는지도 의문이다.

굉장히 없어 보였다.


심지어는 유명 걸그룹 멤버와 친인척이니 자기가 캐스팅을 해오겠다는 사람도 봤다.

어떤 친인척인지는 모르나 내 생각에는 사돈에 팔촌정도가 아니었을까.

예를 들어, 그집 엄마랑 20년 전에 같은 동네 살았는데, 그 집가서 차를 몇번 마셔봤다던지.

지금은 연락처도 모르지만 건너건너 하면 연락처 정도는 알 수 있는 사이.

사실 그정도 걸그룹이라면 가족관계증명서에 나오는 사이 아니면 믿지도 않지만 역시나 캐스팅도 못해왔다.


2. "우리 업계는 특수해서"형


이것은 투자자들이 싫어하는 부류이다.

"우리 업계는 특수해서 어쩌고 저쩌고"

"엔터산업을 잘 몰라서 그러는데, 드라마는 원래 도박산업이에요"

이런 멘트는 굉장히 싫어한다. 심지어 도박산업인 카지노조차 감과 운으로 운영하지는 않는다.

다만 감과 운을 가지고 온 사람을 등쳐먹을 뿐.


여튼 투자자는 이런 사람을 싫어한다.

'너는 모르고 나는 이 업계에서 오래 일해서 아는데 특수하다.'

라는 것인데 만약 제대로 된 투자자라면 그 특수성, 불합리성을 깨야 수익이 되는 것을 알기에

그것을 깨는 무언가를 가져왔다고 하면 오히려 좋아한다.

특수성이 있더라도 그것을 합리적으로 보완할 방법을 찾아서 논의하는게 좋다.


3. "OOO했었다" 혹은 "OOO하기로 했다" 형


이것은 별 준비없이 대본만 가져와서 'OOO 캐스팅 되었었다" "유명감독 OOO가 감독하기로 했었다" 라고 한다. 또는 "유명 투자자인 OOO가 원래 투자하기로 했었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이 프로젝트가 다른 사람이 투자하거나 인볼브할 만큼 매력적이라는 것을 어필하고 싶은 것 같다. 그런데 받는 사람입장에서는 '그럼 그것을 도대체 나한테 왜 가지고 왔는지?', '혹시 하자 있는거 아냐?' 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만약에 "배우OOO가 하기로 했다"라고 말하려면 신중해야 한다.

실제로 아주 유명한 작가나 플랫폼 소속 제작사, 유명 영화감독 정도 아니면 배우가 확정하지는 않는다.

대본이 나쁘지 않다면 그냥 편성 상황을 지켜보면서 간을 보는 것이다.

매니지먼트에서도 배우에게 괜히 말했다가 편성 안되면 배우에게 미안해지는 경우도 많아서

심지어는 대본도 안보여주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요즘은 더블체크 해본다.

편성회의에서 상대 CP를 견제하거나 쪽을 주기 위해서 직접 매니지먼트에 다른 CP가 전화해서 공개적으로 확인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OOO가 하기로 했다"라고 말하려면 최소한 매니지먼트와 입을 맞춰 놓긴 해야 한다.

이 경우에도 확정은 아니고 그냥 긍정적이다 정도일 것이다.


여튼 위와 같은 기본적인 실수는 하지 않으면 프로젝트가 투자받지는 못해도,

최소한 신뢰감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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