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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일][01월05일]행복이란 무엇인가?

소명을 다하는 삶

저녁 9시 반 즈음 아이들을 재우기 위해 집 안의 모든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웠다. 새벽에 일어나 하루를 준비하며 글을 쓸 때도 좋지만 하루 일과를 마치고 폭신한 침대에 누워 몸에 착 감기는 이불을 턱 아래까지 끌어올리면 “하아~ 너무 편하고 좋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러던 차에 28개월 된 둘째 딸아이가 “행복해”라고 이야기를 했다. “응? 연아?”,“연이, 행복해”이야기 하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행복하다고 이야기 하는 아이가 너무나 사랑스러워 있는 힘껏 껴안아 주고 볼을 부볐다. 아이의 입에서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아이들은 “행복해”라는 말을 참 자주한다. 내가 우리 아이만큼 어렸을 때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마 엄마와 함께 마음이 편안한 시간을 보내면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았을까? 다섯 살만 되도  엄마의 따뜻한 품 만으로는 행복하다고 하기엔 2% 부족하다. 엄마의 사랑은 기본이고 그 외의 욕구들이 충족되어야만 행복하다고 느낀다. 예를 들어 엄마와 함께 뒹구는 것도 좋지만 그런 엄마가 터닝메카드나 카봇을 갖고 싶은 아이의 욕구를 늘 꺾기만 한다면 행복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언제 행복하다고 처음 인식했는지... 과거를 되짚어 보면 초등학교 때에는 시험이 끝났을 때, 평소 갖고 싶었던 물건을 가졌을 때, 아빠 엄마가 싸우지 않고 집이 편안했을 때 였던 것 같다. 학교 들어가기 전에는 엄마와의 관계가 전부였는데, 학교 다닐 때에는 집, 학교, 친구로 범위가 확장되고, 대학교에 가면 이성 친구, 진로(취업),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거기에 또 추가적으로 직장 내 업무, 관계, 결혼 등 점점 확장된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것들이 많아질수록 내가 행복을 느끼는 것이 복잡해진다는 의미이다. 모든 것이 순조롭다고 느껴질 때 꼭 하나씩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그럼 그렇지...내가 무슨...’행복하다는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 내 힘으로 안되는 상황에 놓여있을 때에는 더욱 불행하다고 느끼기도 하고, 우울증을 겪기도 한다. 군대가 그렇고, 육아가 그렇다. 나의 노력과 상관없이 우는 아기, 있는 모든 힘을 쥐어짜 최선을 다해도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 퇴근도 없고, 밤샘을 해도 고생한 만큼 인정해 주지도 않는다. 엄마니까 당연하다고 여겨질 뿐. 워킹맘은 직장생활에 육아까지 감당해야 하니... 더욱 힘들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른이 될수록 행복하기 힘들기만 하는 걸까? 도대체 행복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여동생과 나는 어렸을 적엔 눈만 뜨면 싸웠다고 한다. 자매였지만 몸싸움으로 번지기도 했다. 기억나는 것 중 하나는 코피가 자주 났던 나와는 달리 동생은 코피가 한 번도 나지 않았는데 둘이 싸우다가 나 때문에 코피가 나기도 했다. 내가 직장생활을 먼저 시작하고 나서는 친구처럼 잘 지낸다. 기념일이면 간간이 서로에게 손편지를 쓰는데 마지막에 꼭‘우.행.자’라고 쓴다. 서로의 행복을 응원하는 우리만의 주문인데“우리 행복하자”의 줄임말이다. 우리는 예전부터 삶에 대한 고민을 자주 했다. 철학적으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눈건 아니었지만 이대로 사는 게 좋은 것인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답이 없는 이야기를 이어가면서 답답할 때도 있었지만 결론은 늘 ‘지금 행복하자’는 것이었다. 어쨌건 행복하기 위해 무엇이든 하는 것이고, 누구나 행복한 삶을 살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당시 행복이란 계획했던 대로 일이 잘 풀리는 정도였다. 예를 들어 여자들의 평생 숙제 다이어트라고 하면 목표했던 50kg 를 달성하고, 잘 유지하고 있을 때 행복했다. 반대로 50kg 를 목표로 하는데 살은 안 빠지고, 혹은 달성은 했는데 유지하기가 너무 힘들어 요요가 온다면 불행했다.


행복은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고 매우 상대적이다. ‘행복은 100점 만점에 90점이다!’ 라는 절대적인 지표가 없다. 목표도 KPI 가 있어야 달성여부 측정이 가능한 것처럼 행복도 마찬가지다. 절대적인 지표는 없지만 행복에 대한 나만의 정의가 내려져야 하고, 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내가 지금 행복한지 아니면 힘든지 알 수 있다. 그리고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하고, 생각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마냥 행복 하고 싶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어린 아이가 무작정 떼를 쓰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 행복하자!!!’ 고 입 버릇처럼 이야기 하면서도 ‘행복’이란 무엇일까? 나는 언제 행복하다고 느끼나?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파랑새’라는 세계명작을 보면 결국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나에게 있다는 교훈을 준다. 어렸을 때부터 이런 교훈을 주는 책을 접해왔는데도 뜬구름 잡는 것처럼 여겨졌다. 커서 유투브로 이런 저런 강의를 들을 때도 일맥상통하는 이야기만 했다. ‘이미 나에게 있다니??, 지금 내가 행복하지 않은데... 갖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무슨 말이야? 이미 나에게 있다면 도대체 뭘 위해 열심히 산다는 거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행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찾고, 도전하고, 성취하는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미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한다는 것은 안주 하거나 도태되는 행동이라 여겼다. 그래서 행복하다는게 뭔지도 모르는 채 앞만 보고 달렸다. 방향이 맞고 틀리고 상관없었다. 뭐라도 하고 있어야 마음의 안심이 됬고,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라 여겨졌고 그게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늘 달리면서도 2% 부족함을 느꼈다. 마음의 허전함 이었다. 잘 하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뭔가 빠진 느낌은 지울 수가 없었다. ‘이게 뭘까? 뭐가 잘못된 걸까?  어떻게 채워갈 수 있을까?’


2015년 7월부터 책의 매력에 빠져 읽기를 시작했고, 12월 마이북에 도전하며 나라는 아이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다. 30년 이상 살면서 가장 중요한 ‘나’에 대한 생각을 얼마나 하지 않았는지 깨달았다. 그리고 나도 몰랐던‘나’와 정리되지 않은 ‘나’에 대해 퍼즐을 맞춰가듯 완성시켰다. 지금까지 행복을 외치면서도 2% 부족했던 이유, 그 원인이 ‘나’에 잘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어쩌면 정말 파랑새는 내 안에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2016년 3월부터 <뜨겁게 나를 응원한다> 는 책으로 처음 필사에 도전했다. 필사를 하면서 내가 생각하는 것에 대해 한번 더 확실히 정리를 할 수 있었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예전엔 무작정 쉼 없이 달리기만 했다면 이제는 ‘방향’이 생긴 셈이다. 어디로 향해 가면 될지, 그 방향으로 가는 것이 내가 행복해 질 수 있는 길이라는 믿음이다. 


<뜨겁게 나를 응원한다> , 조성희

Day2.
당신에게 ‘성공’이란 무엇입니까?


필사를 시작한 두 번째 날 달랑 한 줄이었다. 나에게 ‘성공’이란 무엇일까? 돈이 많은 것도 좋겠지만 그게 기준이 되지는 않았다. 생각해 보니‘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만한 삶을 사는 것이 나에게 ‘성공’이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 버트런트 러셀

지금은 삶을 즐기고 있다. 해가 거듭될수록 삶을 더 즐길 수 있다. 이는, 부분적으로는 내가 가장 갈망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갈망하고 그것을 대부분 손에 넣었기 때문이고, 다른 한편으론 본질적으로 달성될 수 없는 욕구 - 예컨대 어떤 것에 대한 의심할 여지가 없는 지식의 획득 따위 - 를 깨끗이 단념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갈망하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는 것이 첫 번째 이다.


‘나 에게 성공이란 무엇일까?’아래는 지금으로부터 1년 전에 블로그에 적어 놓은 내용이다. 이렇게 정리를 하며 나에게 행복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게 세워졌다.


나에게 성공이란?

죽을 때까지 나의 소명을 다하는 것이다.

나의 소명을 다하고자 하는 삶을 살 때 나는 행복하다.


나의 소명?

1. 즐겁고, 신나는 인생을 사는 것.

2. 내가 몰입할 수 있는 일로 매일 성장하는 내가 되는 것.

3. 가치있는 내가 되어 인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위대한 일을 하는 것.


즉, 몰입할 수 있는 일로 매일 성장하며 즐겁고 신나는 하루를 보내는 것. 이런 내가 인류에게 조금이라도 긍정의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나의 소명이다. 나의 소명을 이루는 삶을 사는 것이 나에게는 성공이고 행복이다.


이를 위해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행동은?

1. 책과 함께 들이마시기

2. 매일 기록하며 내쉬기

3. 온 힘을 다해 육아하기 (PET 공부, 마인드 공부, 육아에 적용!!)


나에게 성공이란?

->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실천하며 소명을 이루는 삶을 사는 것!!!


지금 다시 보아도 가슴이 벅차다. ‘행복하고 싶다’‘행복하자’라고 생각만 했다면 아마 여전히 지금도 ‘행복’에 대해 생각만 하고 있었을 것이다. 행복을 갈망한 채 어떻게 해야 행복할 수 있을지 고민만 하다가 아까운 시간을 다 흘려보냈을지 모른다.


진정 나의 삶을 사는 것은 무엇일까? 막노동을 하면서도 행복할 수 있는 이유, 내노라 하는 재벌임에도 불구하고 자살을 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돈이 많으면 사는데 편리하겠지만 행복의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다. 나 역시 부자가 되고 싶지만 ‘행복한 부자’가 되는 것이 목표다. 청소부가 콧노래를 부르며 쓰레기를 주울 수 있는 이유는 자신이 하는 일이 소명이기 때문이다. 내가 이 일을 함으로써 내 삶 이상에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쓰레기를 치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쓰레기를 치움으로써 거리가 깨끗해지고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의 마음이 깨끗해지기를 그래서 좀 더 나은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여전히 육아를 하고 있지만 같은 상황임에도 훨씬 더 행복하다. 2% 부족함 없이 지금 내 상황에 충만함을 느낀다. 그 이유는 내가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부모교육을 공부하며 가치 있는 나를 만들어 가는 것이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위대한 일의 시작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는 물론 잘 자랄 것이고, 많은 엄마들에게 책과 강의로 부모역할훈련, 엄마의 글쓰기, 육아 마인드 셋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엄마들의 마음 건강을 돌봐줄 것이다. 건강한 엄마와 함께 한 아이들은 분명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자랄 것이다. 이런 우리 아이들이 주역이 될 미래는 분명 지금보다 나은 사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의 하루하루는 의미 있는 나의 소명을 다하는 시간이다.   

진정 나의 삶을 산다는 것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내가 왜 그것을 해야 하는지 아는 것 나아가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타인이 나를 바라보듯 나의 마음에 대해서 알아가야 한다. 나의 소명을 이루기 위한 삶을 살 때 나는 행복하다. 그리고 더 이상의 비교는 의미가 없어진다. 진정 나의 삶을 살기 시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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