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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일][2월13일]일상을 기적처럼

미라클모닝

월요일. 

회사에 다닐 때에 그토록 앓던 월요병. ‘월요일이 오지 않기를...’ 일요일 저녁 눈을 감으며 조심스레 바랬었다. 그만큼 견디기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업무강도가 남들보다 쌘 것도 아니었고, 동료들 중에 특별히 나를 괴롭히거나 나쁜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무엇이 그토록 나를 힘들게 했을까? 하물며 2006년 2월 입사해 아직까지 몸을 담고 있는(육아휴직 중) 이유는 또 무엇일까? 타이틀이 아까워서, 일한 경력이 아까워서, 재취업하면 이만한 곳 못 들어가니까, 다른 하고 싶은 것이 없어서, 놀면 뭐 하나 싶어서, 애 보는 것도 적성은 아니니까, 주변 사람들에게 당당하고 싶어서 등 이렇다 할 이유들로 나는 아직도 -ing 중이다. 10년 사이 꽤 많은 퇴사의 고비가 있었다. 그만두지 못 했던 가장 큰 이유는? 당당하게 그만두겠다고 할 만한 ‘단 한 가지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특별할 것 없는 하루, 특별할 것 없을 내일. 주어진 시간이기에 살아내는 것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無. 없다.

무관심이 가장 나쁘다는 말이 있다. 관계에 있어서도 아무런 관심 없는 것 보다는 욕을 먹는 편이 낫다. 적어도 나에게 관심은 있다는 의미이고 어쨌건 개선의 여지는 있으니까. 일반적인 직장인은 하루 절반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낸다. 그 많은 시간이 내 인생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 어떨까? 아무런 가치가 없다면? 하루가 차곡차곡 모인 것이 우리 인생이라면 결국 내 인생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뜻일 것이다. 최근 읽고 있는 《일상변주곡》에서 베레카 권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진정한 ‘꿈’이란 인생을 살아가는 ‘목적’, ‘삶의 가치’, ‘삶의 기준’이라고 말하고 싶다. ‘꿈’의 다른 말 표현은 ‘소명’일 것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각자의 ‘꿈’을 찾는 것이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목적지가 분명한 배가 표류하지 않듯 우리가 ‘꿈(삶의 목적)’을 분명하게 꾸고 있다면 때때로 몰아치는 파도에도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이다.
(...)
원해서든 우연히든 직업을 갖게 된다면 그 직업을 통해 ‘내가 살아가는 목적’을 어떻게 이룰 것인지, ‘내 삶의 가치’를 어떻게 가꾸어 갈 것인지, ‘내 삶의 기준’에 부합하는 자세는 무엇인지 끊임없이 생각하며 맞춰가는 것이 ‘꿈’꾸는 자의 삶일 것이다. 직업은 ‘꿈’을 이루는 도구이지 목표가 아니다.


인생.

결국 오늘을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서는 나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 세상에 머무는 동안 어떠한 발자취를 남기고 떠날 것인지, 나는 왜 살고 있는지 내 존재에 대해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 나 스스로 해야 할 일이고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꿈(=소명)

이 있는 삶을 살기 시작하니 내 삶에도 이유가 있듯이 다른 모든 것(사물 혹은 사건, 관계 등 모든 범위) 에도 다 이유가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이제는 복직을 해도 예전처럼 마냥 헤매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또 기대가 된다. 결국 퇴사를 결정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뭔가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오늘 아침, 어김없이 86,400초를 선물 받는다.

꿈을 품고, 소명을 다하며 사는 나에게는 오늘도 미라클 모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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