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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2일][2월25일]신념을 지킬 수 있는 용기

엄마의 자녀교육 신념

초등학교 3학년부터 교과목에 ‘영어’ 가 포함된다. 처음으로 영어를 시작하는데 알파벳부터 가르쳐 주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알파벳을 떼고 오기 때문에 선생님은 아이들이 그 정도는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진도를 나간다고 한다. (이제 10살 먹은 아이에게 어울리지 않는 단어지만) 뒤늦게(?) 발등에 불이 떨어진 아이와 엄마는 영어 학원을 알아보고 한 달에 몇십만원 씩 하는 교육비를 투자한다. 겨우 남들 수준에 맞추기 위한 투자가 가계에 꽤 큰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왜 남들 다하는(?) 영어를 초등학교 3학년이 될 때까지 시키지 않았던 걸까?

영어 교육에 관심이 없거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엄마일 수도 있지만 조기교육을 시키지 않겠다는 생각 혹은 엄마만의 또 다른 신념을 지켜나간 행동의 결과일 것이다. 나의 경우는 후자인데 어렸을 때부터 영어유치원, 사설학원은 필요 없다는 생각이다. 물론 나 몰라라 손 놓고 있겠다는 것은 아니다. 책이나 CD, DVD, 간접체험 으로 자연스럽게 아이가 접할 수 있게 해주고 흥미를 느낄 수 있게 노출시켜주는 것이 스스로 학습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공부는 본인 스스로가 느껴야 끝까지 해낼 수 있다. 나의 경우가 어렸을 때 주입식 조기교육의 피해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 아이만큼은 그렇게 키우고 싶지 않다는데 큰 영향을 준다.


‘남들 다하는데 뒤처지지 않으려면 당연히 해야 하는 것 아니야? 엄마의 신념 때문에 아이만 못 따라가서 왕따라도 당하면 엄마가 어떻게 책임 질건데? 어차피 시킬 거라면 미리 시작하는게 낫지...’ 부부동반으로 모임에서 나온 엄마들의 이야기 이다. 그냥 듣고 있다가 내 마음이 너무 불편해 져서 나의 생각을 얼핏 이야기 했는데 아이가 7세가 넘어가면 나도 어쩔 수 없이 주변에 흔들리게 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 말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정말 많았지만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반박하는데 의미도 없을뿐더러 우리 아이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한들 나의 이상일 뿐이라고 받아들일 터였다.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을 직면하는 것이 나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다른 것은 둘째 치고 모든 공부는 ‘때’가 있다. ‘그 때’란 아이가 스스로 원하는 때이다. 엄마의 역할은 아이가 ‘그 때’를 만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한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고, 때를 잡을 수 있도록 관찰하는 것이다. ‘아이를 위해서’ 라는 명목으로 엄마 스스로 아이의 기회를 빼앗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나라에서 엄마의 신념을 지켜간다는 것은 매우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나를 믿는 힘! 끝까지 나의 신념을 믿을 수 있는 용기의 힘은 내공의 깊이에서 나올 것이다.


한번뿐인 인생! 나의 삶을 살자!

어제보다 조금만 더 내공의 깊이를 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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