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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May 10. 2023

11. 나, 결혼할 수 있을까?

 [서평 11] 3으로 생각하라(사이토 다카시)

  10년의 직장생활에서 나의 경쟁력을 굳이 꼽으라고 한다면 논리적인 글쓰기이다. 회사에서 주로 했던 일이 1page 보고자료, 기획안, 경영평가 등 보고서 작성 업무를 주로 하였기 때문인데, 여기서 배운 것을 다른 곳에 크게 쓸 곳은 없어도 지금 회사에서는 이 기술로 나는 먹고살고 있다. 그래서인지 보고서 작성에 관한 여러 수업도 듣고, 책도 읽었는데 ‘3으로 생각하라’는 책은 표지도 아름다울 뿐 아니라 책 앞에 “생각이 뚫리고 인생이 바뀌는 완벽한 사고법”이라는 문구를 보고는 도저히 읽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었다.

  책은 간결하게 쓰여 있었고, 비교적 잘 읽혔다. 요새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있는데, 글이 잘 읽히는 것만 해도 다른 책에 비해 상당한 비교우위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잘 읽히지 않는 책은 끝까지 읽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 역시 글이나 보고서를 쓸 때 3가지 논리를 가지고 글을 전개하는 것을 거의 원칙처럼 하고 있어서 인지 내용에 대해서도 공감이 많이 되었다. 책에서는 더 나아가 3의 법칙으로 인생까지 바꿀 수 있는 방법도 제시해 준다. 하루를 3 분할하여 하나는 휴식과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써야 한다는 점도 상당히 공감이 갔다.

  이 책에서 핵심 내용은 아니지만, 결혼시장에서 3의 법칙 적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이 글을 쓴다. 나는 최근 결혼시장의 최전선에 배치되어 있다. 내 또래의 나이를 가진 사람들은 자의든 타의든 결혼시장에 내몰리는데, 여기서 성과를 내기가 여간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서로 마음에 드는 상대를 만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연애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면, 결혼시장에 나와 있는 사람에게 ‘사랑’을 변수로 고려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다.

  소개팅을 예로 들어 보면,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더라도 처음 만난 2시간여 동안 그 사람의 인간됨과 파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2시간 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다음 기회가 없다. 1차 면접 탈락자에는 사랑을 확인할 기회가 주워지지 않는다. 그나마 만나기라도 하면 다행이고, 사진 등을 교환하고 만남이 성사되기 전에 서류전형에서 탈락하는 사례도 수도 없이 발생한다.

  책에서 제시한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B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만나는 사람을 3개의 집단으로 분류했을 때 A집단은 정말 맘에 쏙 드는 집단이고, B는 100% 마음에 들지 않지만 비슷한 관심사를 가지고, 만났을 때 편안한 느낌이 드는 집단이다. 마지막으로 C집단은 잘 알지 못하거나, 호감이 낮은 집단을 의미한다. B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는 A는 극소수로 결혼시장의 대부분이 B와 C집단에 분포해 있기 때문이다. 계속 A집단의 사람을 만나고자 할 경우, 만남의 기회도 적을 뿐 아니라, A가 나를 좋아해서 결혼까지 이어질 확률도 매우 낮다. 따라서 B집단에 집중하여 나와 잘 맞는 B+를 찾는 것이 효율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나와 같이 30대 중후반의 나이에서 시간은 정말 중요하다. 결혼을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목적의식을 가지고 만남을 해야 한다. 나는 결혼 마음이 없는데, 연애를 한다면 그 건 상대방의 소중한 시간을 빼앗은 꼴이 된다. 따라서 상대방에게 의사를 물어보고, 아니라고 한다면 바로 다음 상대로 넘어가야 한다.

  나는 결혼시장에서 계속되는 실패를 맛보고 있다. 내가 좋다고 하는 사람은 내가 싫다고 하고, 나를 괜찮다고 하는 사람에게는 내가 확신이 들지 않는다. 몇 번의 거절 속에서 좌절감도 맛보았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서 부족한 점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다더라도 그것을 이상적으로 개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외모, 학벌, 직업 등 이미 정해진 것을 단기간 내 어떻게 바꿀 수 있단 말인가!

  결국 생각을 바꿔야 한다. 나의 부족한 점에 집중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의 강점을 잘 어필하고, 나의 부족한 모습도 좋아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이것은 나와 잘 맞는 사람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조급해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계속 만나고 경험하는 과정에서만 답을 찾을 수 있다. 나, 결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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