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이 Feb 29. 2024

30. 경제적 자유에 대한 갈망

: [서평 30] 부의 추월차선 위대한 탈출(엠제이 드마코)

  최근 경제적 자유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의사 파업 등 현재 사회 현상을 볼 때, 직업인으로서의 자질을 논하기보다는 그들의 특권의식, 수입 등에 초점이 맞추어지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돈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것 같다. 자신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평가받는 수단이 내가 받고 있는 연봉이고, 지금까지 삶의 결과가 축척한 자산 규모이다. 어떤 직업을 가지고, 어떤 아파트에 살고, 무슨 차를 타는지가 나의 삶의 농도를 측정하는 지표가 된 것 같다. 실제로 삶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자산을 축척하고도 만족하지 못한 채 더 돈을 모으려고 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자주 본다.


   돈을 모으는 행위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당연히 열심히 노력한 만큼 대가를 받고, 그것을 잘 저축하고 투자해서 부유하게 사는 것은 축복이다. 그러나 그 목표는 너무 높게 형성되는 것에 비해, 노력은 그것을 달성할 만큼 하지 못하는 과정에서 불행이 시작된다. 불행은 항상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서 출발한다. 그러다 보니 빠른 길을 알려주는 것에 쉽게 매혹된다. 도저히 월급을 모아서는 내가 원하는 만큼 부를 축척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 빠른 길은 코인투자가 될 수도 있고, 부동산 갭 투자가 될 수 도 있다.


  나도 부자가 되고 싶었다. 정확하게는 하기 싫은 일로부터의 자유, 만나기 싫은 사람으로부터의 자유, 시간으로부터의 자유를 누리고 싶었다. 그러나 그걸 이룰 노력은 하기 싫었다. 이 얼마나 파렴치한 생각인가! 그에 따르는 뼈를 깎는 노력 없이 이런 것이 한순간에 이루어지는 것 자체가 부자에 대한 기만이다. 내가 경험한 약 30여 년 간의 삶 속에서 한 번의 성공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내가 살았던 삶은 오히려 성과에 더 팍팍했다. 노력 대비 성과는 항상 우상향 하는 그래프로 도출되지 않았으며, 열심히 해도 실패와 좌절의 비중이 성취와 행복의 비중보다 훨씬 더 컸다. 그래서 부자 되는 방법에 대한 책을 읽는 것에 이제 거부감이 든다. 그들이 생각의 전환만으로 이뤄낸 것을 왜 나는 해내지 못하는가? 나에 대한 비판으로 생각이 귀결된다.


  나는 추월차선을 타고 가기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책 속에서 연구실의 생쥐로 묘사된 일반차선을 달리는 것도 나에게는 매우 벅차다. 얼마 안 되는 월급의 일부를 S&P500 지수에 저축하고, 먹고 싶은 것 안 먹고 돈을 저축하면서 사는 것조차 엄청난 인내와 노력을 요구한다. 따라서 당연히 나도 추월차선을 타고 가고 싶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에게 있어서는 추월차선을 못 타는 것이지 안타는 것이 아니다.


  나는 부자를 비판하고자 이 글을 쓴 것이 아니다. 오히려 너무 부자가 되기를 갈망한다. 그런데 내가 부자가 되기 위해, 정확히는 나의 개념에서 경제적 자유를 누리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지 못하겠다. 부자가 되는 책, 자기 사업을 하는 책, 투자를 하는 책 등등 관련 서적을 계속 읽고 있지만 도저히 방향을 못 잡겠다. 서울에 10억 원이 넘는 집값에 대한 기사가 매일 미디어를 통해 쏟아진다. 그 많은 아파트에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 살고 있는 걸까?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나의 노력은 어떠한가? 나 자신의 인생에 대한 의문이 든다. 역시 비교가 또 불행을 생성하고 있다. 이 생각을 멈추기 위해 잠깐 집 앞에 산책을 나간다.   

작가의 이전글 29.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