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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Mar 25. 2024

32. 기본은 ‘마음의 건강’이다.

[서평 32] 세계 최고의 인재들은 왜 기본에 집중할까(도쓰다 다카마)

   3월 초 회사 조직개편과 함께 부서 이동이 있었다. 나는 변화를 두려워하는 성향이기에 자의에 따른 변화보다는 타의에 의한 변화가 대부분이었다. 이번 이동 역시 내가 자원해서 이동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내가 계획했던 커리어 패스에 조금도 가까운 부서로 이동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었다. 나는 연초 해외지사 근무를 목표로 영어공부를 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그리고 새로 이동한 부서는 국제협력 부서로 영어능력을 상당이 많이 필요로 하는 곳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잘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어려움이 컸다. 새로운 층으로 사무실 자리를 옮기고, 새로운 부서 선생님들과 사귀어야 했다. 처음 하는 업무 다 보니 나에게 할당된 당장의 일은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집에 오면 녹초가 되었다. 피곤해하는 나의 모습을 보고, 친구가 ‘새 학기 증후군’을 겪고 있다고 설명해 줬다.  새 학기 증후군이란 학생들이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반을 이동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귈 때 겪는 어려움이라고 한다. 맞는 말 같았다.


  지난주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에 갑자기 복통이 심해졌다. 저녁에 먹은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 계속 뱃속이 더부룩하여 병원에 갔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라고 한다. 삼십 대 중반의 나이에 회사생활을 13년째 하고 있는 내가 새 학기 증후군이라니! 덧붙여 스트레스로 인해 몸까지 아프다고 생각하니 나 자신에게 좀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차분히 앉아 내 속마음을 글로 써 보았다.


 1. 새로운 부서에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2. 영어를 계속 안 썼기 때문에 외국기관과의 회의 등에 대한 부담이 있다.

 3.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가 어렵다.


  잘하고 싶은 마음은 큰데, 현재 상태가 준비가 안 되어 있다고 생각하니 조급한 마음이 앞섰다. 영어 강좌를 알아보고, 시험을 신청하고 했던 모습으로 그 마음이 행동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밤에는 쫓기는 꿈을 꾸었다. 심리적으로 불안하니 몸까지 아프게 되었다. 몸이 아프다는 것은 강제적으로 그 행동을 그만두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복잡한 마음, 잘하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기 위해 집 밖으로 나갔다. 천천히 아파트 주변을 걸었다. 친구와 함께 걸으며 나의 부담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도쓰다 다카마사의 ‘세계 최고의 인재들은 왜 기본에 집중할까’라는 책에서는 직업인으로 성공하기 위한 여러 가지 기본태도들을 제시해 준다. 대부분 아는 내용 같지만 그것을 몸으로 체득하여 실행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아 보이는 그런 것들이다. 시간약속을 잘 지키는 것, 인사를 잘하는 것, 간략히 보고하는 법,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법 등 대부분 직장에 가면 처음 필요로 하는 것들이다. 그 책에서 운동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에 덧붙여 마음의 건강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 글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다.


  운동으로 신체를 건강히 하면 마음이 아픈 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생각이 어려울 때 운동을 하라고 권하는 책을 여러 권 봤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런데 다른 측면에서는 생각이 복잡하고 마음이 아픈 상황에서는 역으로 몸까지 아파진 다는 것을 경험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의 건강’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 상황에서 마음의 건강은 ‘잘하려고 하는 마음’,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 상황을 끊어 내기 위해 내 마음을 글로 써 보고, 산책을 하고, 친구와 이야기를 했다. 


  그 행위로 내가 처한 이슈들이 해결되진 않았다. 영어로 일해야 하는 것은 여전히 두렵고, 내가 새로 써야 하는 보고서도 아직 초안 작업정도만 되어 있다. 그리고 새로운 부서 사람들과의 관계도 잘해나가야 하는 부담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것들을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는 것을 경험적으로 나는 알고 있다. 너무 빨리 잘하려고 하기보다는 새로운 곳의 공기에 익숙해지고, 사람들과 인사하는 횟수를 쌓아가고, 여러 단위업무들을 해 보다 보면 지금 했던 걱정들은 큰 이슈가 아니게 될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잘하고 못하고는 그다음 문제이다. 나는 지금 행복하고 건강할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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