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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Mar 31. 2023

3.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

[서평 3] 아주 작은 반복의 힘(로버트 마우어)

  최근 누군가에게 책을 추천해 줄 일이 생겼다. 간단한 일인데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모든 책은 그 만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상대방의 취향과 상황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내가 이 책을 추천해 줬을 때 나의 독서 스펙트럼이 드러나고, 나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진다는 이상한 생각까지 든다. 그래서 책장에 있는 책을 여러 권 둘러만 보다가 결국 결정하지 못했다.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첫 문장을 쓰는 것이 가장 어렵다. 그리고 글을 잘 쓰려고 하면 할수록 한 글자도 쓸 수 없게 된다. 내가 세계적인 마스터피스를 쓰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그런데도 잘하려는 부담이 결국 아무것도 쓸 수 없게 만든다. 그래서 그냥 쓰기로 했다. 그리고 “아주 작은 반복의 힘”이라는 책을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작은 시작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우리들 대부분은 목표가 클수록 느끼는 두려움도 커진다. 결국 두려움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이 책은 두려움으로 시작할지 말지 고민상담 받을 시간에 작은 발걸음을 내딛으라고 한다. 책에는 나와 같이 두려움 때문에 시작하지 못하는 이들의 다양한 사례들과 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제시해 준다. 또 비전문가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두려움과 외로움에 관한 뇌 과학적 지식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그 과정에서 비용 대비 효과, 기회비용, 시장성, 전망 등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했다. 그중 고민만 하다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포기한 것이 대부분이다. 안되면 어쩌지 라는 두려움이 컸다. 대표적으로 전문자격증 시험 같은 것이 이에 해당되는데, 이건 노력해도 합격하지 못하면 0이라는 생각으로 시작하기가 너무 무서웠다. 남들에게 조언도 많이 구했다. 그리고 내가 듣고 싶은 대답만 들었다. 결국 이미 내가 답은 정해 놓았던 것 같았다. 가장 친한 친구가 말했다. “그 고민할 시간에 그냥 좀 하라고!” 


  책을 추천해 주기 위해 다시 읽어보았다. 그리고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고민했던 순간이 기억났다. 나는 4년 전 이 책을 읽었을 때 고민했던 도전을 실제로 실행했다. 그러나 실패했다. 그리고 다시는 이 도전을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과정은 힘들었으나 결과가 ‘0’이었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내가 도전했던 대부분의 것에서 나는 실패했다. 그러나 그 실패는 ‘0’이 아니었다. ‘0’인 줄만 알았던 실패는 ‘0.23’이기도 했고, ‘0.78’이기도 했다. 그런 실패들이 모여 어느 때는 ‘1’이 되기도 했다. 


 결국, 그냥 해야 한다. 목표가 너무 높아 실패가 두렵다면 작은 것부터 하면 된다. 책에서는 이걸 ‘스몰 스텝 전략’이라 불렀다. 책을 한 권 써야겠다는 목표는 무섭다. 그러나 일주일에 한 장 분량의 글을 쓴다는 것은 해볼 만해 보인다. 그것도 어렵다면 우선 집안 청소를 해보자. 전혀 상관없어 보이지만 책상만 깨끗이 하더라도 글을 쓸 수 있는 에너지가 생겨 있다. 


  나는 인생의 고민이 생기면 걸으러 나간다. 공원 한 바퀴를 온전히 걸었다는 작은 성취가 다음 스텝을 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이 책을 추천받은 이가 무언가 작은 것을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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