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외로움에 대처하는 법

[서평 6] 치즈 달과 비스코티(이유리)

  모든 사람은 외롭다. 외롭지 않다면 관계에 대한 노력이 필요 없을 수 있다.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얻는 기쁨이 큰 만큼,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도 크다. 내가 노력만큼 관계가 반드시 좋아질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타인과의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느낀다. 어렵기 때문에 좋은 관계를 형성하려는 노력을 포기하곤 한다. 그리고 혼자이지만 외롭지 않다고 믿는다. 

  회사에서의 인간관계는 좀 다른 측면이 있다. 내가 느낀 회사 내 인간관계는 과유불급이다. 너무 친한 관계가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거리를 두되 두루두루 좋은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내가 회사 관계에서 많이 들었던 조언 중의 하나가 “날 좋아하는 사람 100명보다 날 지독히 싫어하는 사람 1명을 만들면 안 된다.”이었다. 

  이 글에서는 회사 내 인간관계와 같이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일반적인 삶에 있어 인간관계의 필요성에 대해 논하고 싶다. 풍성한 삶이란 주변에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존재할 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이런 친구들은 중학교, 고등학교 친구처럼 강제로 오랜 시간을 한 공간에서 함께하며 쌓아온 기억을 바탕으로 믿음이 형성된 친구들이다. 그래서 고등학교 친구가 평생 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반면,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들과는 그런 관계를 기대하기 어렵다. 회사, 가족 등과 같이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온전히 오랜 시간을 함께 시간을 보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이미 형성된 가치관, 경제관에 따라 남을 판단해 버리기 때문이다. 초면에 자신의 어려운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이제는 이해해 줄 수 없는 나이가 된 것이다. 그런 사람을 이해하기엔 나의 삶도 역시 너무나 고달프다.

  소설 속 주인공에는 스콧이라는 돌멩이 친구가 있다. 스콧을 만난 것은 학교였다. 주인공이 학교 폭력을 당할 때 스콧이 말을 걸었고, 그 둘은 친구가 되었다. 스콧을 던져 학교 폭력을 행하는 친구의 머리를 날려 버렸다. 그 후로 괴롭힘은 더 심해졌지만, 스콧이 있었기에 주인공은 견딜 수 있었다. 비록 돌과 말할 수 있기 때문에 정상 취급은 못 받았지만, 스콧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 한 명이 필요하다. 나를 믿어주는 친구 한 명이 어떤 것보다 큰 도움이 된다. 소설 속 주인공은 스콧 이후로 친구를 만들 기회가 없었다. 정확하게는 친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 못했다. 그래서 주변 모든 사람들과 거리를 두었다. 그때 치즈 달을 보는 쿠커라는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는 보름달이 뜨는 날 본인이 날아서 달에 갈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 달은 치즈로 되어 있어 마구 퍼 먹을 수 있다고 했다. 주인공은 쿠커 하고 만큼은 친구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둘은 같이 냇가에 놀러 가게 되고, 물에 빠진 쿠커를 구하느라 돌멩이 친구인 스콧을 잃어버린다. 겨우 잃어버렸던 스콧을 찾았지만, 그날 밤 치즈 달을 본 주인공은 스콧과 더 이상 대화할 수 없게 된다.

  돌멩이 친구나 치즈 달을 보는 친구나 누구든 좋다. 그리고 세상에 나와 온전히 맞는 이상적인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더 나아가 내가 어떤 측면에서 비정상인 것처럼, 모든 것에 정상인 사람도 드물다. 그럼에도 나는 왜 선입견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대했을까? 물론 내 주변에는 돌멩이와 말을 할 수 있는 친구도, 치즈 달을 보는 친구도 없다. 그러나 나 스스로의 잣대로 타인을 평가했다. 그들의 안 좋은 모습만을 찾았다. 그리고 다가가지 않았다. 

  그랬던 이유는 간단하다. 거절당하는 것이 무서워서였다. 내가 관계 형성에 부족하다고 생각하니, 노력해도 잘할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은 시도를 어렵게 만들었다. ‘치즈 달과 비스코티’의 주인공에게서 나의 모습을 보았다. 그런 것 치고는 나는 나의 노력 여하에 관계없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았다. 힘들 때 내 옆에 있어 주었던 그 친구들에게 감사하다. 더 나아가 나도 누군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의 옆에서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