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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Apr 21. 2023

7. 내가 할 수 있는 일 찾아보기

[서평 7] 나는 돈 없이도 사업을 한다(프레이저 도허티)

 하나님께서 태초에 세상을 창조하실 때 모든 것의 쓰임을 정해 놓고 만드셨다고 한다. 그때 개인의 능력에 따른 비전도 정해 놓았다면, 조물주의 뜻에 따라 잘 살아가면 그만이다. 그러나 내가 살아 본 35년의 세상은 뭘 해야 할지 모르는 혼돈의 연속이었다. 어떤 이는 자신의 장점을 살려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만들어 잘 살아간다. 또 다른 이는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 사이에서 고민하며 살아간다.


  ‘나는 돈 없이도 사업을 한다’의 저자 프레이저 도허티 어렸을 때부터 사업과 상품 판매에 관심이 있었다. 또 그 일을 잘했다. 그 과정에서 실패도 있고 좌절도 있었겠지만, 결국은 성공했다. 그리고 자신의 노하우를 여러 권의 책으로 발간했다. 참 아름다운 이야기다. 책에서 사업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여러 가지 절차를 스텝 바이 스텝으로 제시해 준다. 


  그런데 문제는 나는 이 책을 읽고도 사업이 전혀 쉽게 느껴지지 않는 것에 있다. 그런 생각의 기반에는 나의 가정환경과 지금까지의 삶의 경험이 있다. 참 쉽게 쓰인 책임에도 전혀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조직생활에 익숙해진 탓이다. 또한 극도로 손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투자성향 탓이기도 하다. 나는 결국 사업을 해서 큰돈을 벌기는 힘들겠다는 생각만 커져 버렸다.  


  관련된 책을 계속보고, 작은 도전을 하다 보면 이러한 성향을 바뀔 수 있을지도 모른다. 책을 읽으며 내가 나의 편견에 갇혀있다는 것은 분명히 알게 되었다. 사업에 좋은 능력을 갖추지 않고 있다면 조직생활에는 특화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 좋으련만 그것도 아닌 것 같다. 하나님이 날 만들다 넣어 줘야 할 무언가를 빠트린 것이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든다.


  현실과 이상과의 괴리에서 불평과 불만이 생긴다. 나는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잘 바라보는 것이 장점이라고 자랑해 왔다. 그래서 안 될 것 같은 일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지 않고, 가장 효율적인 것을 잘 택해서 이뤄냈다고 자부했다. 그런데 아니었나 보다. 현실에 비해 이상이 너무 높다. 그걸 이루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나에 대한 기준치가 너무 높다. 그리고 원하는 결과가 안 나왔을 때 나를 자책한다. 


  나 자신만 힘들게 하면 다행이다. 그 잣대를 남에게 들이댄다. 그리고 주변사람을 나의 기준으로 평가한다. 기준에 못 미치면 무례하게 대한다. 주변에 사람들이 떠나간다. 결국 혼자 남게 된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다 보면 회사에 같이 일할 사람이 없어진다. 그리고 왜 나만 이렇게 힘들지 라는 어처구니없는 생각에 빠지게 된다. 더 최악의 상황은 내가 어떤 안 좋은 소문에 휩싸였을 때 아니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한 순간에 만들어진 결과물은 없다. 나의 평판, 인간관계 모두 나의 책임이다. 이 지경이 되기 전까지 수도 없이 많은 작은 징조가 있었다. 그런데 애써 무시했다. 나는 지금이 너무 중요하고, 내가 잘해야 할 시기라고 변명했다. 숨을 크게 쉬고 주변을 둘러본다. 누구 하나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이 없고, 내 인생이 소중한 만큼 남의 인생도 소중하다.


  너무 빨리 성과를 내려고 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한다. 지금 이 순간 내 주변의 상황과 사람들을 잘 관찰해 보려고 한다. 매우 더디게 가는 이 순간이 답답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순간을 온전히 잘 버텨내지 않고는 회사에서 다음의 기회가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나의 선택만 남았다. 또 무시하고 나의 길을 갈 것인가? 혹은 멈추어 주변사람들을 돌아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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